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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재건축 연한 단축 등 호재 맞은 서울 목동 신시가지 가보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1.23 17:21

수정 2015.11.23 21:51

"자녀교육이 먼저" 주민들 '시큰둥'
양천구 지구단위계획수립 등 겹호재에도 재건축 힘들듯.. 매매·전세가는 오름세
목동 신시가지가 재건축 기대감으로 서울 시내 매매·전세 가격을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학군에 따른 거주 수요가 많아 재건축 추진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목동 신시가지가 재건축 기대감으로 서울 시내 매매·전세 가격을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학군에 따른 거주 수요가 많아 재건축 추진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재건축 연한 단축, 지구단위계획수립 등 겹호재를 맞고 있는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 시장이 매매.전세가격이 치솟는 것과 달리 정작 주민들은 차분한 모습을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23일 현지 중개업소와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목동 신시가지 2.3.4단지의 매매가는 11월 셋째주 최대 2500만원이나 급등했다.


이 단지들이 속한 양천구는 한 주동안 매매가 상승률이 0.23%를 기록해 같은 기간 서울 전체 매매가 변동률이 0.07%의 3배가 넘었다.

■매매와 전세가격 모두 급등세

목동 1단지 인근 H공인중개사는 "재건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매매와 전세 모두 가격이 많이 올랐고 매수 문의도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거래로 연결되지는 않고 있다"면서 "본격적인 신학기 이사철이 시작되면 1월부터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목동은 1985년부터 서울 양천구 목동, 신정동 일대에 조성된 총 14개 단지에 2만 6605세대가 거주하는 아파트 밀집지역이다. 재건축 가능성은 지난해 정부는 '9.1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고 재건축 연한을 40년에서 30년으로 낮추면서 시작됐다.

지난 11일 관할 구청인 양천구청은 목동아파트 1~14단지 전체가 재건축을 할 수 있는 2018년을 목표로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수립 용역을 발주한다고 밝혔다.

목동 신시가지 전체의 재건축을 염두한 밑그림을 그리겠다는 것이다. 같은 날 새누리당 길정우 의원(양천 갑)이 개최한 목동아파트 재건축 관련 정책토론회는 수백명의 주민이 참석해 많은 관심을 반영했다.

■거주민 학부형 많아 재건축 시큰둥

그러나 목동은 강남구 대치동과 함께 '사교육 1번지'라고 불릴 만큼 학교와 학원이 많고, 주민 대부분이 초.중.고 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형'이어서 실제 재건축 추진과 조합 구성에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날 목동 12단지에 거주하는 육모 씨는 "대부분의 가정이 자녀들이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진 이사를 자제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원한다"면서 "재건축 기간 이사를 가야하고, 최근에는 서울 시내에서 전세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목동은 건물이 튼튼하게 지어지고, 대부분 세대에서 리모델링을 진행해 주거하는데 큰 불편함이 없다. 단지가 30년 가까이 되면서 조경수도 우거져 공원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M공인중개사 역시 "목동은 자재파동이 발생하기 전에 지어진 단지로 강모래를 사용해 집이 튼튼하다"면서 "아이들이 어린 가정에서는 주변 환경과 학교문제 때문에 재건축에 보수적인 편이다. 실제 추진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목동 재건축이 언제 첫 삽을 뜰지 예상하기 어려운 것과 달리 전세값은 재건축을 이유로 크게 치솟아 세입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2단지 53㎡ 아파트에 전세로 거주하고 있는 김모 씨는 "지난 해 10월에 입주한 이후 재건축 기대감으로 1년 새 1억2000만원이 올랐다"면서 "언제 진행될 지 미지수인 재건축 때문에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그나마 시장에 나온 것도 가격이 크게 올라 수도권으로 이사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재건축은 추진에 오랜 시간이 걸려 최소 5년 이상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목동은 아직 초기단기여서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ionking@fnnews.com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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