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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은퇴 뒤 중년을 위한 자기 계발서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2.17 17:50

수정 2015.12.17 22:25

오십, 마침내 내 삶을 찾다
앨런 힉스 / 더퀘스트
[책을 읽읍시다] 은퇴 뒤 중년을 위한 자기 계발서

남자에게 50대라는 나이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50대 이상의 한국 남자들에게 지금은 매우 어려운 시기다. 한국의 노인 자살률은 2000년 이후로 3배로 높아졌다. 나중에 부모를 모시고 살겠다고 응답하는 사람의 비율은 1999년에 90%였지만 15년이 지난 2014년에는 37%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의 중년들은 경제적 결핍은 물론, 사회적인 관심과 존중의 결핍이라는 이중 질곡에 빠져 있다. 은퇴하거나 실직해서 수입은 줄지만 지출은 악화된 건강으로 인한 병원비, 자녀 및 부모 부양비 때문에 더 늘어난다. 그렇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과 지지를 받지도 못한다.
가장 큰 문제는 평생을 가정과 직장을 위해서만 살아왔기 때문에 스스로를 위해선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이 책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MBA를 취득한 성공한 기업가인 저자가 오랫동안 갈등이 있었던 부인과 이혼하고 두 딸은 성인이 돼 저절로 멀어졌으며 부모님은 점점 건강이 나빠져 그의 도움이 절실했던 50대를 넘긴 뒤 65세가 돼 쓴 '중년을 위한 자기 계발서'다.

50대가 되면 은퇴나 실직이 눈앞의 현실이 된다. 30~40대에는 재기의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지만 50대부터는 거의 불가능하다. 저자는 50대에는 '하나의 일'에 더 이상 모든 에너지를 쏟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돈을 벌어야 한다는 의무에서 벗어나 다양한 일을 고루 경험하라고 조언한다. 생각을 바꾸면 나 자신을 찾는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50대에게 중요한 일 중 하나는 부모, 형제, 자녀와의 관계형성 및 유지다. 부모님은 늙어가고 돌아가실 수도 있다. 자녀는 성인이 돼 내 품을 떠나는데 상급학교 진학, 결혼, 유산상속 등 어떤 계기로 경제적인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형제간에도 서로 쌓였던 서운함과 갈등이 한꺼번에 폭발할 수도 있다. 저자는 이같은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커다란 스트레스를 받고 삶의 질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다고 전한다.

50대 남자는 만날 사람도 드물다. 일 때문에 만났던 사람들은 은퇴 뒤 저절로 멀어진다. 집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지 못했기 때문에 가족과도 서먹하다.
이제부터라도 친하게 지내고 싶지만 다 큰 자식들과 부인은 귀찮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저자는 이때 밖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처음엔 어색할 수 있지만 일단 어울려보는 게 행복을 위한 첫걸음이다.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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