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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 칼럼] 2015년 한국 외교를 돌아보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2.20 17:27

수정 2015.12.20 17:27

[차관 칼럼] 2015년 한국 외교를 돌아보며

다사다난했던 청양(靑羊)의 해 2015년이 저물어 가고 있다. 특히 광복 70주년인 올 한 해 동안에는 우리 외교에 참으로 많은 발전과 변화가 있었다. 신뢰외교를 기치로 내세워 온 박근혜정부가 중견국으로서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보다 더 확고히 하는 한편, 한반도와 동북아 그리고 글로벌 외교의 각 영역에서 평화와 번영의 기반을 더욱 튼튼하게 만든 한 해였다.

금년 우리 외교가 거둔 성과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한반도 주변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룬 점이다. 지난 10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동맹의 외연이 확대되었으며, 또 9월 우리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은 한·중 관계를 한 차원 격상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한·일 관계 역시 역사 문제와 실질협력 사안을 함께 다루어나가는 투트랙(two track) 접근을 통해 안정적으로 관리·개선되어 왔다.
특히 3년 반 만에 지난 11월 초 서울에서 개최된 한·일·중 정상회의는 동북아지역 외교전선에서 우리의 주도적 역할을 선명하게 부각시키는 성과였다.

한편 우리는 한·미·중·일·러 5자 간의 공동의 인식을 바탕으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보다 강도 높은 비핵화 메시지를 이끌어 냄으로써 북한의 4차 핵실험과 같은 전략적 도발을 저지할 수 있었다. 지난 8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시에도 미국과 중국 등 관련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8·25 남북합의가 도출될 수 있는 국제환경을 조성할 수 있었다. 또한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대내외의 높은 관심을 바탕으로 북한인권사무소를 서울에 설치함으로써 이 문제의 궁극적 해결을 위한 국제공조의 유지를 위해서도 의미 있는 기여를 하였다.

올 한 해 동안 우리의 외교적 에너지가 한반도 및 그 주변에만 집중되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7월 유라시아 친선특급 행사와 10월 동북아평화협력구상 고위급회의 개최 등을 통해 우리의 적극적인 외교활동 공간이 동북아지역 전반은 물론 유라시아로까지 확대됐다. 다자외교무대에서는 유엔과 유네스코 등에서의 정상외교를 통해 개발, 교육, 기후변화 등에서 한국의 역할을 제고하고 시리아 난민, 네팔지진 지원 등을 통해 인도주의 외교에서도 커다란 족적을 남긴 한 해였다.

또한 중견국 협의체인 믹타(MIKTA) 의장국 활동은 물론, 한·비셰그라드 정상회의 등을 통해 지역협력체 차원에서의 한국의 역할도 한층 강화되었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의장을 비롯한 10개의 주요 국제기구 의장직에 한국인이 진출한 것이나, 우리나라가 최초로 유엔인권이사회 의장국에 선출된 것은 우리의 국력과 전방위적인 글로벌 외교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가 반영된 결과라고 본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정세 변화를 예측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경제외교 분야에서도 진일보된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 20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발효와 더불어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캐나다, 뉴질랜드, 베트남 등 총 5건의 FTA가 타결됨으로써 우리의 경제 영토는 세계시장의 73.5%로 확대되었다. 특히 정상외교를 통한 적극적인 기업지원 외교를 통해 상반기에만 중동 및 중남미 정상 순방 계기에 각각 9억달러와 6억5000만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 및 상담이 이루어졌으며, 쿠웨이트에서는 이를 토대로 약 46억달러 규모의 정유공장 건설공사를 수주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숨 가쁘게 달려온 한국 외교의 2015년이 저물어간다.
곧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겠지만 외교는 끊임없는 도전의 연속이란 말과 같이 쉽지 않은 과제들이 우리 앞에 계속해서 나타날 것이다. 앞으로도 외교부는 다가올 환경을 면밀히 분석하고 선제적·능동적 자세로 끊임없이 노력함으로써 우리 국익과 국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다.


임성남 외교부 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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