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민관공동투자기술개발사업] (1) 크레모텍, SKT지원으로 '피코' 원천기술 업그레이드.. 新시장 개척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2.20 17:58

수정 2015.12.20 21:24

대중소기업협력재단 '민관공동투자기술개발사업' 성과사례  (1) 크레모텍
세계 첫 '피코' 생산 성공도 잠깐 중국산 공세에 원천기술 잃을뻔
SK텔서 기술·연구장소 등 제공 제품 차별화로 2016년 美진출계획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외국인들이 가장 놀라는 한국의 문화 중 하나가 바로 '빨리빨리'다. 한국이 고도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던 이면엔 빨리빨리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고성장기가 아닌 저성장기엔 안정적인 시스템과 올바른 방향으로 다 같이 더불어 나아가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적합한 프로그램 중 하나가 바로 정부와 민간기업이 공동으로 협력펀드를 조성해 중소기업의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하는 '민관공동투자기술개발사업'이다.
지난 2011년 운영된 이후 57개 투자기업과의 협약 및 580개 과제 지원(2015년 10월 기준)을 통해 기술협력을 통한 대중소기업 상생을 유도하는 동반성장을 구현하고 있다.

크레모텍 김성수 대표
크레모텍 김성수 대표

민관공동 협력펀드 자금을 받아 성장한 중소기업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바로 크레모텍이 그 주인공. 크레모텍은 세계 최초 신기술을 바탕으로 새 역사를 쓸 준비를 하고 있다. 크레모텍은 고화질(HD) 초소형 프로젝터 개발사다. 휴대가 간편하도록 만들어진 소형 빔 프로젝터 '피코'를 직접 국내에서 생산하는 유일한 업체다.

■SK텔 지원, 회사 설립의 원천

크레모텍 김성수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휴대폰을 개발하던 연구원 출신이다. 당시 IMT2000 휴대폰을 개발하면서 SK텔레콤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이후 디스플레이 회사로 옮겨 피코를 개발했다. 당시에는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고 세계 최초로 피코를 생산할 수 있었다. 지난 2007년에는 대한민국 10대 기술상을 받았고 CNN인터뷰도 가질 정도로 세계의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이후 중국산 저가 피코 제품이 몰려오면서 피코 사업 자체를 접을 수 밖에 없었다. 김 대표는 공들여 개발한 원천 기술이 너무 아까워서 회사를 설립하기로 마음 먹었다. 당시 중국의 한 업체로부터 투자를 받아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조차 여의치 않았고 다시 한번 국내에서 회사를 시작하게 됐다. 이때 SK텔레콤과의 공동 작업 등을 통해 회사의 기반을 다졌다. 크레모텍은 지난 2011년 SK텔레콤과 함께 유아용 매직패드, 교육용 로봇 등을 생산했다. 지난 2013년에는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의 민관 공동투자 기술 개발 사업으로 고화질(HD)급 레이저 피코 프로젝터 개발에 착수했다.

특히 기술 개발 단계에는 기술 유출 위험이 높은데 SK텔레콤이 장소를 제공해서 외부와 차단된 공간에서 기술 유출 위험 없이 연구에만 몰두 할 수 있었다. 또 시제품 제작 이후, SK텔레콤이 무선으로 연결하는 방향을 제시해 기능을 향상시키게 됐다.

■세계적인 기술력 무장 '피코'

크레모텍의 피코는 단연컨대 세계 최고의 화질을 자랑한다. 주먹 하나 크기의 작은 피코에서 초고화질(FULL HD)급 화질을 구현했다.

기존 저가의 중국산 피코들은 발광다이오드(LED) 광원을 이용하는데 크레모텍은 이들과 차별화 하기 위해 레이저 광원을 채택했다. 기존 LED 피코보다 밝아졌고 전력소모는 20% 줄어들었다. 레이저 광원의 단점은 시력 손상 등 안전 문제가 있다는 점이다. 크레모텍은 눈에 레이저가 유출돼도 별다른 지장이 없는 레벨인 클래스1 단계로 맞추는데 성공했다.
또 프리포커싱까지 가능하게 했다. 일반적으로 피코를 사용하려면 각도가 바뀔 때마다 초점을 다이얼을 이용해 맞춰야 하는데 크레모텍의 피코는 자동으로 초점을 맞춰준다.


김 대표는 "올해 생산라인 안정화가 목표였다면 내년에는 영업쪽으로 발을 넓혀서 미국 크레모텍 지사를 바탕으로 북미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면서 "로봇, 교육용 장난감, 헤드업 디스플레이, 의료기기 까지 프로젝터를 내장하는 모든 제품의 모듈 판매도 비중있게 다룰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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