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해고' 어렵게, '임금피크제' 쉽게..정부 초안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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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노동개혁 2대 지침' 살펴보니
低성과자 해고 가능하지만 평가 까다로워져
취업규칙 변경 '사회통념상 합리성' 예외 인정
노동계는 "강행땐 노사정위 탈퇴 불사" 반발

사측이 정당한 절차를 거쳤다면 '저성과자'도 해고할 수 있다는 '일반해고'와 관련한 정부 초안이 나왔다.

또 임금피크제 도입을 핵심으로 한 '취업규칙 변경'은 근로자 동의를 받지 않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될 경우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노동계의 반발은 거세다. 고용불안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다. 이들 양대 지침은 지난 9·15 노사정 대타협 시 최대 쟁점이었다. 노동계의 반발이 극심한 가운데 노·정 갈등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노동부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기권 장관 주재로 노동법, 노사관계 및 인적자원관리 분야 전문가가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 장관은 "정부는 지난 9·15 노사정 합의에 따라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 인력운영을 통해 정규직 직접채용 관행을 확산시키고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위해 가이드북과 지침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당한 절차 거치면 '저성과자' 해고 가능

이어 정지원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이 노동계 최대 현안인 '근로계약 해지(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지침'에 대한 정부 초안을 발표했다.

우선 일반해고의 경우 근로자를 해고할 경우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해고하려는 날의 30일 전에 예고 또는 30일분 해고예고수당 지급, 해고 사유와 시기 등을 서면 통지해야 한다.

해고 시 정당한 사유는 법률 내용과 판례의 입장 등을 볼 때 근로계약의 본질상 업무능력 결여, 근무성적 부진 등의 경우다. 다만 업무능력 결여 등에 따른 해고 시 평가제도 설계, 평가방법의 타당성, 평가의 실행 과정의 신뢰가 뒷받침돼야 한다.

평가제도 설계는 개인의 주관적 판단이 아닌 업무능력과 근무실적을 대상으로 평가항목을 세분화하고 설계 단계부터 노사협의회, 근로자대표, 노동조합 등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평가방법은 업무능력이나 성과를 영업실적 등 객관적 수치로 나타내는 '계량평가'나 개인별 일정 목표를 정해놓고 달성 여부를 평가하는 '절대평가' 방식이 객관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평가의 신뢰성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평가위원회 등 복수의 평가자를 두거나, 여러 평가 단계를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근로자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용자가 평가 결과가 낮다고 무조건 교육훈련.배치전환 대상자로 선정할 경우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직 명령 후 1년 이내인 자 △노조 전임 등 파견 복귀 후 1년 이내인 자 △업무상 재해로 인한 휴직 후 복귀 1년 이내인 자 △출산 또는 육아 휴직 후 복귀 1년 이내인 자 등 역량 발휘가 어려운 사정 등이 있는 경우 대상자에서 제외토록 했다.

아울러 사용자는 업무능력 결여 등을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하기에 앞서 근로자의 업무능력을 향상시키는 내용으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설계.제공해야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업무능력, 근무실적이 낮은 원인이 근로자의 적성과 업무의 불일치에서 비롯되는 경우 배치전환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는 안을 제시했다.

사용자가 이런 과정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업무능력 또는 성과 개선의 여지가 없거나, 업무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할 경우 통상해고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정부 지침이 현장에 도입될 경우 '징계해고'와 '정리해고'에 이어 '저성과자 해고'도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는 이를 '쉬운 해고'로 규정하고 고용불안을 조장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사회통념상' 인정 시 취업규칙 변경…노·정 갈등 격화

취업규칙 변경의 경우 핵심 쟁점인 불이익 변경과 사회통념상 합리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취업규칙은 채용, 인사, 해고 등과 관련된 사내규칙을 말한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임금피크제처럼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취업규칙 변경은 노조나 근로자 과반수 대표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했다.

정부 초안은 법원 판례 등에 근거해 근로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취업규칙 변경이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변경의 효력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판단기준으로는 △근로자의 불이익 정도 △사용자 측의 변경 필요성 △변경된 취업규칙 내용의 적당성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 여부 △노동조합 등과의 충분한 협의 노력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 일반적인 상황 등 6가지를 제시했다.

판례에 따라 불이익 변경 시 근로자 과반수 동의 방식은 '회의방식에 의한 집단적 동의'여야 한다. 즉 사용자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사용자 측의 개정 내용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근로자 상호간 충분한 의견교환이 있어야 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고용부는 이날 전문가들이 제시한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간담회 이후 중앙 및 현장 노사의 의견 등을 수렴한 뒤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 방침에 노동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노총은 정부가 2대 지침 시행을 강행할 경우 노사정 합의 파기로 간주하고, 9.15 대타협 합의의 백지화를 선언하기로 했다. 노사정위원회 탈퇴도 불사할 방침이다. 민주노총도 한노총과 함께 정부서울청사 주변에서 정부의 2대 지침 논의를 저지하기 위한 규탄집회를 여는 등 노·정 갈등이 한층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