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데스크 칼럼] 2016년 금융회사 CEO의 과제는

김용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1.03 18:07

수정 2016.01.03 18:07

[데스크 칼럼] 2016년 금융회사 CEO의 과제는

병신년 새해가 밝았다. 하루 지나 다음날, 해가 지고 다시 날이 밝는 그런 날의 연장선일 수 있지만 해가 바뀌는 것은 그런 일상적인 날과는 다른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해가 바뀌었다는 데서 오는 마음가짐의 변화가 그 첫 번째이고, 두 번째는 이날을 기점으로 연도·나이 등 숫자상 변화에서 오는 차이도 크다. 나아가 법이나 규칙 등 많은 제도적·환경적 변화가 이때부터 시작된다는 데서 오는 의미도 적지 않다.

이런 제도나 환경 변화라는 측면에서 볼 때 2016년은 금융권에 어느 때보다 많은 도전과제를 던져줄 것으로 보인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해 금융권에 뿌린 변화의 씨앗이 생각보다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변화의 중심에는 먼저 핀테크가 있다. 올해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는 등 핀테크가 금융권에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최대 강점은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이다. 시중은행 지점과 같은 영업점포를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판매채널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시중은행에 비해 대출이나 예금 등에서 상당한 가격(금리) 경쟁력을 갖게 된다는 의미다. 특히 현재처럼 저금리가 고착화된 상황에서는 이 가격경쟁력이 더욱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젊은 층이나 중금리 대출 등 특정 분야에 집중할 수 있는 데서 오는 강점도 크다. 여기에 카카오은행과 케이뱅크를 이끌고 있는 카카오와 KT의 모바일분야 경험과 축적된 각종 데이터의 잠재력도 무시할 수 없다.

다음은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업종 간 장벽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아 업계에 위기이자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보험·증권업계가 은행 업무인 법인지급결제를 허용해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고, 은행은 증권의 투자일임업과 방카슈랑스 확대에 관심이 많다. 자산관리(WM)업 강화를 통해 비이자수익을 늘리기 위해서는 이 업무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임 위원장이 지난해 말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던진 말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임 위원장은 "지금까지 개혁은 착한 개혁이었다"며 "내년에는 반대의 목소리도 수용하고, 때론 그것을 뛰어넘기도 하고 설득해야 할 사람들은 설득하는 '거친 개혁'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금융개혁을 위해서라면 반대가 있더라도 밀어붙이겠다는 뜻으로 '업종 간 장벽 낮추기'에도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정부는 보험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보험료 산정 기준이 되는 금융당국의 표준이율이나 위험률 조정한도를 폐지해 각 보험사 자율에 맡긴다는 것이다. 또 상품개발에 대한 사전신고제가 사후신고제로 바뀌고, 인터넷 포털에서도 보험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이 도입된다. 이런 변화가 올해부터 시작돼 보험권에 상당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임 위원장이 금융개혁을 통해 내놓은 이런 변화의 골자는 결국 '경쟁'이다.
금융업을 둘러싼 보호의 울타리를 걷어낸 것이다. 이 같은 환경 변화는 위기이자 업계 선두가 바뀌는 기회도 될 수 있다.
따라서 급격한 변화를 도약의 기회로 삼아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전략을 제대로 세우는 게 올해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에게 주어진 최대 과제다.

yongmin@fnnews.com 김용민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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