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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수용법 심사에 바란다

지난해 초 '보호감호제 부활' 논란이 잠시 벌어졌다. 법무부가 형기를 마친 흉악범을 최장 7년까지 사회에서 격리하는 내용의 보호수용법 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다. 법무부 입장과 맞섰던 논리는 '인권침해'였다.

2010년에도 보호수용제를 포함한 형법 개정안이 입법예고됐으나 반대여론에 밀려 좌초된 바 있다. 과거 전두환 정권 당시 도입됐다가 인권침해 논란으로 폐지된 보호감호제를 사실상 부활시킨다는 반발이 거셌던 것이다.

인권침해 논란이 반복되고 있지만 법무부는 보호수용제를 도입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강력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보호수용시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수용 대상을 제한하고 엄격한 집행 기준 등 '인권침해 보완장치'를 포함해 지난해 4월 보호수용법을 발의했다.

정부발의로 국회에 제출된 보호수용법 제정안은 지난달 8일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회부됐다. 법안이 발의된 지 9개월만에 국회에서 실질적인 법안 심사가 시작될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본격 법안 심사를 앞둔 법무부는 최근 보호수용제의 필요성을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반대 여론에 대응할 논리를 홍보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만난 법무부 관계자는 "보호수용제 도입을 위해 관련 부서사 대외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며 "인권 침해를 최소화하면서 재발 우려가 있는 흉악범에 대한 별도의 격리시설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호수용법에 대한 찬반 논리는 팽팽하고 명확하다. 법무부가 발의한 원안이 그대로 처리되거나 법안이 폐기되는 양극단의 결과가 나오기 힘든 이유다. 따라서 국회는 법무부 입장과 반대 여론을 적절히 반영한 절충안을 찾기 위해 고민할 것이다.

한가지 제안을 한다. 보호수용법을 심사하는데 쟁점을 하나 추가하자는 것이다. 범죄 피해자와 가해자에 대한 '정부예산 배분의 형평성' 문제다.

최근 5년간 범죄피해자지원 예산은 평균 690억원 정도다. 반면 가해자 수사와 재판, 수용, 교화 등에 지출되는 예산은 약 3조원으로, 범죄피해자보호기금에 40배가 넘는 규모라는 분석이 있다.

보호수용제가 도입될 경우 범죄 피해자와 가해자를 대상으로 한 예산 격차는 더 벌어진다. 19대 국회에서 보호수용법안이 통과될 경우 향후 7년간 총 355억원의 예산이 범죄 가해자를 위해 추가적으로 사용된다.


지난달 10일 법무부는 '제8회 한국범죄피해자 인권대회'를 개최했다. 행사에 참여한 김현웅 법무부장관은 범죄피해자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2012년 19대 국회가 열리고 지금까지 법무부는 범죄피해자지원과 관련된 법안을 직접 발의한 적이 없다.

relee@fnnews.com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