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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공기업 혁신의 모범 '한국전력'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1.06 17:08

수정 2016.01.06 19:26

[특별기고] 공기업 혁신의 모범 '한국전력'

2015년 한 해 동안 한국전력 주가는 17% 올라 코스피 상승률을 16%포인트 초과 상승하는 호조세를 보였다. 외국인 지분율도 지난 5일 현재 32%로 1년간 3%포인트 상승, 해외 투자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주가가 기업의 펀더멘털 상황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전의 영업실적, 재무상황 등은 최근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최근 3년간 한전 주가 상승률(70%)은 한전이 투자자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한전은 작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기존 'A+' 등급에서 1단계 상향된 'AA-' 신용등급을 받아 글로벌 전력회사 중 유일하게 3대 국제신용평가사로부터 'AA' 등급을 받기도 했다.

최근 이 같은 한전 실적개선의 이면에는 국제유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석탄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해 영업환경이 우호적이었던 외부요인도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한전 실적의 또 다른 포인트는 이런 외부변수를 내부적으로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즉 연료가격 하락이라는 긍정적 외부변수 상황을 바탕으로 중장기적으로 기저발전(원자력, 석탄 등 저가 연료발전) 및 첨두발전(LNG, 석유 등 고가연료 발전) 비율을 어떻게 적용할지, 대규모 발전설비 투자를 어느 시점에 할지, 또 그 재원을 어느 정도의 금융비용으로 조달할지 등이 한전에는 매우 중요한 경영과제다. 전기요금 조정을 어느 시점, 어떤 폭으로 단행할지 정부와 조율하는 것도 실적에 중요한 변수가 된다.

이런 점들은 한전의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경영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 예로 유가가 급락했던 2009년과 비교할 때 당시 영업이익률은 4%대에 불과했으나 2015년에는 15%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외부변수만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전 실적은 2012년까지 5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2013년부터 흑자로 전환, 2015년에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앞서 언급한 요인들이 작용한 결과다. 실적개선과 더불어 재무구조도 함께 개선되고 있다. 즉 영업활동으로부터 벌어들인 현금과 본사 부지 매각대금을 차입금 상환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이자비용을 줄임으로써 장기적 이익 증가에 계속 기여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공기업 재무구조 개선이 정부의 주요 현안임을 감안하면 한전은 정부의 기대에 크게 부응하고 있는 상황으로 파악된다.


한전 영업실적이 이처럼 지속적으로 개선된다고 하면 전기요금 인상폭을 줄여 장기적으로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하고, 또한 최근 3년 연속 증가하고 있는 배당금을 더욱 높여 투자자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전 CEO는 전기요금 조정, 발전믹스 개선, 미래 신재생에너지 투자 등에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앞으로 시장에서는 이런 점들을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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