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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해프닝'이 남긴 교훈

판매량 18대. 소문난 샤오미의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다. 단돈 6만9000원에 샤오미의 최신 스마트폰 홍미노트3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왔다며 인터넷이 떠들썩했지만 실제로 판매된 숫자만 보면, 한국 시장에서 샤오미는 단순 호기심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듯싶다.

지난 4일 인터파크와 KT M&S는 샤오미의 홍미노트3 16GB와 32GB를 각각 중국시장 출고가보다 13만원 정도 싼 6만9000원, 11만900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한 행사가 돌연 이틀 만에 중단되면서 또 여러 가지 억측을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심지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중국 업체의 한국시장 잠식을 막기 위해 샤오미폰을 판매하는 통신회사에 압력을 넣은 것 아니냐는 비난성 소문까지 돌고 있다. 그러나 '요란했던 샤오미' 잔치가 내놓은 실적이 실망스러운 내막을 살펴보면 소문 역시 신빙성은 없어 보인다.

최근에 국내시장에서 화웨이의 15만원대 스마트폰 'Y6'는 하루 평균 700여대씩 팔리고 있다. 일반인들의 기억에서 잊혀지고 있던 삼보컴퓨터의 새로운 회사 TG&컴퍼니의 '루나폰'도 3개월 만에 15만대 판매라는 놀라운 실적을 기록했다.

결국 상품은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평가를 받는 것이다. 그 평가결과에는 뭐라 토를 달 수도 없다. 장사가 잘 되는데 다른 사람의 압력이 있다고 장사꾼이 장사를 포기할 리 만무하지 않은가. 괜한 억측에 국내 굴지의 통신회사와 스마트폰 제조사만 유탄을 맞아 속을 끓이고 있다. 결국 샤오미의 스마트폰은 싼 가격 외에 한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수 있는 매력이 없었던 게 이번 해프닝의 배경이다.

해프닝을 보면서 두 가지 교훈을 얻었다.

우선 괜한 소문과 억측이 한국 기업들에 유독 더 가혹하게 적용되고 있지 않은가 하는 것이다. 삼성 갤럭시보다는 애플 아이폰에 소비자들이 유독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는 생각이 늘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또 하나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것은 호기심과 소문이 아니라 실질적인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호기심의 정도로만 보면 샤오미폰은 'Y6'보다 열배는 많이 팔릴 것처럼 보였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그리 단순하지 않았다.

유독 자국 상품과 기업에 대해 인색한 평가를 내리는 한국 소비자. 단순하게 호기심만으로는 좀체 지갑을 열지 않는 한국 소비자. 한국 기업들이 외국 기업과 낯선 상품에 호기심을 보이는 깐깐한 한국 소비자를 위해서는 진정으로 인정받는 매력적인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이번 샤오미 해프닝 같은 호들갑도 덜고, 괜한 비난성 소문도 잦아들지 않을까.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