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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서] 올 의료계 화두는 '원격의료'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1.08 17:54

수정 2016.01.08 17:54

[여의도에서] 올 의료계 화두는 '원격의료'

올해 의료계는 뜨거운 감자인 '원격의료'가 화두가 될 전망이다.

원격의료는 말 그대로 환자가 정보기술(IT) 기기를 이용해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IT 기술이 발달돼 있기 때문에 이를 최고 수준에 도달한 의료와 '융합'하겠다는 얘기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등이 참석한 의료계 신년인사회에서 "그동안 공대 나온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발전을 주도하면서 잘살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면, 이제는 우리나라의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모인 의료계에서 책임감을 느끼고 국민 먹거리 창출에 앞장서야 한다"며 "의료분야에도 IT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헬스케어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그는 "의사와 의료인 간 응급 원격협진 확대와 의료취약시설 중심으로 한 디지털 헬스케어 확대로 의료복지를 실현하겠다"고 확고히 밝혔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책임으로 물러난 문형표 장관을 이어 의사출신인 정진엽 장관이 보건복지부를 맡게 된 것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메르스로 인해 드러난 의료기관의 허점을 바로잡겠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바로 '원격의료'다.

정 장관은 지난 2008년 분당서울대병원장에 취임한 이래 3연임에 성공하며 분당서울대병원을 종이와 필름이 없는 100% 디지털 병원으로 변모시켰다. 디지털 병원이 어떤 것인가 몸소 체험한 것이다. 이 병원은 우리나라가 중동, 아시아 국가 등과 디지털 병원 계약과 원격의료 업무협약(MOU) 등을 맺는 핵심 발판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실제 정 장관은 지난해 인사청문회에서도 이러한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원격의료의 근본 목적은 접근성이 떨어지는 도서벽지 같은 데에 공공의료를 확충하기 위한 것"이라며 원격의료에 대한 찬성입장을 고수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원격의료가 허용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해외환자 유치다. 현재 원격의료는 강남세브란스병원 등 몇 개 대학병원에서 해외환자 유치를 위해 상담용과 수술 후속조치를 위해 진행되고 있다.

또 국내에서는 지난해 두 번의 원격의료 시범사업이 진행됐다. 1차로는 의원급 의료기관 13개, 보건소 5개 등 18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시행했고 2차 시범사업으로 의원급 의료기관 50개 등 140여개로 확대해 진행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원격의료에 대해 반대입장이다. 첫 번째는 원격의료가 기본적인 진료인 촉진 등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환자진단에 있어 안전성에 우려가 있고 두 번째는 원격의료가 전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되면 전국의 환자들이 대학병원의 진료를 받으려 하기 때문에 1차 의료기관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의료계의 공공재와 미래 먹거리 간의 갈등을 빚고 있는 양상이다.

이제 복지부의 국정과제 중 원격의료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또 오는 2월께 원격의료 3차 시범사업 계획이 포함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마침 다음 주에는 정 장관이 강원도 군부대에서 열리는 원격의료 시연에도 참석한다.
그가 정부와 의료계의 해묵은 문제인 원격의료에 대해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궁금하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생활경제부 차장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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