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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김미형 상명대 국어문화원장 "외국어, 이해 쉬운 한글로 표현해야"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1.11 17:58

수정 2016.01.11 17:58

[fn이사람] 김미형 상명대 국어문화원장 "외국어, 이해 쉬운 한글로 표현해야"

김미형 상명대 국어문화원장(한국어문학과 교수·사진)에게 지난 2015년은 어느 때보다 뜻깊은 한 해였다. 연초에는 상명대 국어문화원이 전국 20여개 국어문화원 가운데 최우수 등급인 'S' 등급을 받은 데 이어 연말에는 그동안의 활발한 한글지킴이 활동을 인정받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한 것. 특히 지난해 '비속어가 난무하는 화내는 대한민국, 이제는 고운 말을 사용합시다'라는 운동을 펼치는 등 '한글지킴이'로 앞장선 공로가 컸다.

김 원장은 "욕설이 진통제 역할을 한다는 연구도 있지만 욕설을 자주 사용하는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표현능력은 물론이고 문제해결 능력마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 "지금 우리나라는 갈등을 조리 있게 풀어나가려는 노력보다 문제가 생기면 비방과 욕설로 감정적 대응을 하는 화내는 대한민국이 된 듯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가정과 학교, 직장에서 욕설을 사용하지 않는 운동을 전개한 것. 이를 위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비속어 사용을 자제하자는 주제의 공모전과 함께 '욕설 어원사전'을 배포했고, 공무원과 군인들에게는 찾아가는 국어문화학교 수업을 통해 '대화예절'을 고민하는 자리를 가졌다.

국어의 올바른 사용을 이끄는 전문가로서 사회 곳곳의 국어 파괴는 안타깝다. 수시로 쓰는 욕설, 인터넷 대화에서 감정적으로 험한 표현을 하는 것 등 문제가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 김 원장은 "공문서의 어려운 한자어 표현, 사회 곳곳에서 사용되는 외국어 표현들,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지나친 축약어 사용도 국어 파괴"라며 "전반적으로 모든 영역에서 국어가 온전하지 못한 것 아닌가 싶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인터넷 언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더 복잡하다. 맞춤법과 무관하게 한글로 갖은 감정을 다 표현할 수 있는 것이 한글의 장점이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인터넷 언어들이 새로 등장하고 유행되는 것을 억지로 막기는 힘들고, 불쾌하지 않은 표현들은 사적으로 즐거움을 주는 순기능도 있다"면서도 "그런 언어 유희적 현상들을 사적인 대화의 양념장 같은 정도의 소통방식으로 사용하면 되지만 그것이 전체가 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갈수록 새로운 표현이 생겨나는 거역할 수 없는 사회적 흐름 속에서 자칫 표류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국어교육, 언어문화 개선운동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차원에서 어느새 익숙해진 보이스피싱, 갈라쇼 등은 순화가 가능한 단어들이다. 김 원장은 "김연아 선수 덕분에 온 국민이 갈라쇼를 볼 기회가 몇 번 있었는데 도대체 갈라쇼가 어떤 뜻인지 제대로 모르고 있다"면서 "뒤풀이 공연, 뒤풀이 쇼라고 하면 되는데 그렇게 표현하면 감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는 건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보이스피싱 역시 사기전화라고 표현하면 더 이해하기 쉬운데 외국어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라고. 김 원장은 "이런 식으로 어려운 용어를 들여오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를 가지고 온다는 것을 인식하고 책임감 있게 순화어를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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