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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 "YS, 문민정부 여는데 가장 적합한 리더였다"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1.13 18:06

수정 2016.01.14 11:01

덕형포럼 조찬모임 강연
가장 저평가됐던 대통령, 서거 이후 제자리 찾아
배움에 있어 부끄러움 없는 인간적인 면모도 지닌 분
[fn이사람]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 "YS, 문민정부 여는데 가장 적합한 리더였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군정에서 민정으로 넘어가는 우리 정치역사의 변곡점에서 가장 적절하게 선택된 리더로 평가할 수 있다."

13일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덕형포럼(회장 박인국 한국고등교육재단 사무총장)회) 조찬모임에서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사진)은 'YS시대, YS정치'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은 여러 면에서 역대 대통령들 중 가장 저평가됐던 분"이라면서 "그분이 서거하고 나서야 평가가 제자리를 찾은 듯싶다"고 안타까운 속내를 털어놨다.

김 고문은 김 전 대통령에 대해 "객관적으로 인정받는 △금융실명제 △하나회 척결 같은 대표적 업적이 있지만 그 외에도 군부정권을 끝내고 그 세력을 약화시킨 것은 큰 업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 다음으로 정권을 잡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주정치를 할 수 있는 환경을 김 전 대통령이 조성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고문은 "김대중정부가 정치활동에만 매진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영삼정부가 군부를 퇴치한 후 남아 있는 세력의 힘을 약화시켰기 때문"이라며 "군부의 색채를 이렇게 빠르게 떨쳐내는 데 역시 김영삼 전 대통령만 한 적임자는 없었다고 본다"고 평했다.

김 고문이 바라본 김영삼 전 대통령은 문서가 아닌 자신의 직관을 믿는 사람이었다.


그는 "실제 YS가 고백하기로도 자신은 끝까지 다 읽은 책이 없을 정도로 공부를 많이 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YS는 군사정부와 싸워야 했고, 여러 가지 어려움 때문에 머리에 축적하는 시간을 가지지 못한 대통령이었으며 솔직히 출입기자들 입장에서도 불안했다"고 회고하며 "대신 그는 자신에게 들어오는 새롭고 방대한 정보와 훌륭한 머리를 써서 판단을 내리곤 했다"고 말했다.

김 고문은 김 전 대통령을 과감한 결단력을 가진 리더라고 돌아봤다. 그는 "3당 합당으로 대권을 잡은 YS가 대통령이 된 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바로 수감시켰던 결단은 다른 리더들에게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김 고문은 배움에 있어서는 부끄러움을 보이지 않는 인간적 면모도 지닌 대통령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양반(YS)이 저를 청와대로 한 번 부른 적이 있다.
이런저런 정치 관련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 이야기를 듣고는 갑자기 종이에 적더라"라며 "기자들 앞에서도 부끄러움 없이 좋은 의견이라 생각하는 것은 대화 도중에도 수첩을 꺼내 받아 적곤 했다"고 회상했다.

김 고문은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인연에 대해 "YS는 정치부 기자로서 처음 만난 정치인이며, 논설위원실에서 만난 마지막 정치인이기도 하다"며 "지켜보는 내내 좋아하기도 했고, 불안하기도 했고, 대통령 해서 어디까지 가려는지 걱정이 되기도 하는 애증과 애환의 대통령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역사에 섭리가 있다면 이런 성향의 대통령이 그 당시 왜 그 자리에 들어섰는지 이해가 간다"고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을 회고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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