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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알뜰폰, 자생력 갖추는 2016년 되길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1.14 17:00

수정 2016.01.14 17:00

[기자수첩] 알뜰폰, 자생력 갖추는 2016년 되길

알뜰폰(MVNO·이동통신재판매)이 새해 벽두부터 통신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아무 조건 없이 공짜로 50분 무료통화를 제공하는 파격적인 요금제가 등장하면서 많은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요금제를 판매하는 우체국은 연일 이어지는 고객들을 맞느라 분주하다. 온라인상에서도 우체국 알뜰폰에 대한 관심이 폭발, 주요 포털 검색순위 상위권을 장악하기도 했다.

알뜰폰은 정부가 전략적으로 육성한 사업 중 하나다. 이통사와 동일한 품질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우체국 수탁판매, 도매대가 지속적 인하, 전파사용료 면제, 본인인증 및 해외로밍 서비스 등의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동통신사는 멤버십, 임대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전국 어디서나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오프라인 지점을 갖춘 일종의 프리미엄 서비스다. 알뜰폰은 이런 서비스들은 약하지만 요금은 이동통신사보다 확실히 저렴하다. 프리미엄을 원하면 이동통신사를, 저렴한 요금을 원하면 알뜰폰을 선택하면 된다.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알뜰폰 사업자들은 빠르게 가입자를 늘렸다. 지난해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10%를 돌파하며 저렴한 통신비를 원하는 이용자들의 니즈를 충족시켰다. 정부의 알뜰폰 정책은 가장 성공한 통신정책 중 하나로 꼽을 만하다.

이제는 사업자들이 보여줘야 할 때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성장한 만큼 이제 투자를 늘리고 이용자 보호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고객들이 요구하는 서비스 눈높이도 맞춰야 한다.

저렴한 요금만으로는 이용자들을 만족시키기 어렵다. 확실한 사후관리(AS), 빠른 콜센터 응대 등으로 이용자 만족도를 높이고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지금의 알뜰폰 인기는 거품처럼 사라질 수도 있다.

최근 저비용항공사의 여객기가 정비불량, 기체결함 등으로 지연·결항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비행·정비인력이 크게 부족하고 고객 응대도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알뜰폰도 통신업계에서는 일종의 저비용항공이다.
최근 저비용항공 사태가 알뜰폰이 가야할 길을 비춰주고 있는 듯하다.

지난 13일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만난 주요 알뜰폰 사업자 대표들도 올해 화두로 '자생'을 강조했다.
사업자들의 '자생' 노력이 밑바탕이 돼 알뜰폰이 싸고 질 좋은 서비스로 국민들에게 각인되는 올해가 되길 바라본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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