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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발사]'허찌른' 미사일 전격 도발..北美대화 등 다양한 '노림수'

정인홍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2.07 14:06

수정 2016.02.07 14:06

'설마했는데 새해 벽두부터…'

말 그대로 '전격적'이었다. 워낙 상식과 국제기준에서 벗어난 게 북한이지만 그래도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연휴 초반 장거리 미사일 발사라는 무력 도발을 감행한 것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시선을 집중시키려는 '충격요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허찌른' 미사일 도발…다양한 '노림수'

7일 정부와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국제기구에 장거리 로켓 발사 예고기간을 수정 통보한 지 하루만이자 예고기간 첫날인 7일 오전 전격적으로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

설 연휴 첫날 오전 귀향길에 나선 시민들은 실시간 교통정보가 아닌, '북한 미사일 발사 전격 감행'이라는 속보 뉴스에 귀를 기울여야 했다.

이 같은 북한의 연이은 무력 도발은 한반도 긴장을 최고조로 이끌어올리는 동시에 국제사회의 시선까지 집중시킨 가운데 4차 핵실험에 대한 대북 제재를 논의하는 유엔 안보리 논의과정에 '혼란'을 부추기려는 다양한 의도에서 비롯됐다는 평이 나온다.

미사일 발사 시 유엔 안보리가 다시 소집되기 때문에 4차 핵실험에 대한 안보리의 제재 논의가 마무리되기 전에 추가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제재횟수를 1차례로 축약시키려는 불순한 의도도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고의적 무시외교로 일관하고 있는 미국측과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도발이라는 관측이다.

미국의 대통령레이스가 한창 진행중인 가운데 차기 정부에 적극적인 대북협상에 나설 것을 요구하는 술수라는 견해도 있다.

직접적인 북미대화를 가장 원하고 있는 북한으로선 한반도 안정을 뒤흔드는 동시에 미국 본토를 겨냥, 노골적으로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과시해 미국 정부와의 협상루트를 복원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이 4차 핵실험 이후 불과 한달만에 이뤄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도발에 대해 국제사회와 함께 강경한 대북재제 조치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해 북한의 의도대로 미국이 말려들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미국을 비롯해 북한 측에 거듭된 도발 자제요구를 했지만 결국 체면을 구기고 만 중국을 포함, 일본 등의 대북 경제재제 등에 공동 보조를 취할 가능성이 높아 북한의 국제사회 고립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내부 단속 위한 과시용?

또한 우리 정부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 미사일을 쏘아올림으로써 김정은위원장 체제의 결속을 강화하는 동시에 공포정치 등으로 내부에서 분출되는 체제유지에 대한 회의감 등을 일시에 잠재우려는 '내부 단속용'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광명성절(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2월16일)을 기념한 '축포' 성격으로, 주체사상에 대한 변함없는 북한 군부와 주민들의 무한충성을 맹세받으려는 의도도 포함돼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여전히 내부적으로 동요하고 있는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북한 내부의 불안감을 덮으려는 충격행보라는 것이다.


발사 시간의 '예고'에다 다시 수정된 시간을 발표하자마자 전격적으로 도발한 것은 시선을 끌어올리려는 북한 특유의 '비상식적 도발 스타일'이라는 설명도 있다.

게다가 4차 핵실험으로 국제사회로부터의 대북 제재 조치가 나올 것을 이미 알고 있는 북한이 추가 도발을 통해 핵보유국임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으려는 꼼수에다 국제사회 공조에 '균열'을 내려는 시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대북전문가는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국 지위를 획득하려는 노림수와 함께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는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려는 외교적 술수도 있다"며 "무엇보다 김정은 리더십에 불안해하는 내부의 동요를 덮으려는 내부 단속용의 성격이 크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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