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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로보어드바이저 선구자 전진호 유안타증권 상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2.11 18:54

수정 2016.02.11 22:07

"30년간 증시 분석 프로그램 개발"
[fn이사람] 로보어드바이저 선구자 전진호 유안타증권 상무

"흐린 날 외출할 필요가 없듯이 부진이 예상되는 종목을 매수할 필요는 없다."

유안타증권 온라인전략본부장 전진호 상무(사진)는 개인투자자에게 매수와 매도, 양날의 검을 쥐어준 로보어드바이저 선구자다. 지점에서 30년간 영업을 뛰다 본사에 들어온 지 2년 만에 그는 업계 최초로 개인에게 매도 추천종목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외국인투자가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공매도도 가능케 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 '티레이더 2.0'을 개발했다. 증권사에 트레이딩시스템 자체가 없었던 지난 1988년부터 개인적으로 종목분석 프로그램을 수도 없이 만들어본 경험 덕분이다.

전 상무는 "데이콤에서 6개월 동안 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 경기운영 시스템을 개발하다가 증권사에 입사하니 너무도 주먹구구식이었다"면서 "대리 월급 80만원일 때 돈만 생기면 노트북을 바꿔 시세 데이터를 내려받고 분석 프로그램을 구현해보기 바빴다"고 말했다. 당시 노트북 한 대는 250만원에 달했다.


전 상무가 개발한 분석 프로그램의 진가는 영업 활동에서부터 빛났다. 그는 "개인적으로 관심 있거나 고객들이 주목하는 종목 100개 정도를 매일 분석해 기관투자가들에 한번 보여줬더니 계속해서 정보를 받고 싶어했다"고 회상했다. 전 상무 스스로 개인투자가가 돼 수도 없이 잃고 얻으며 터득한 주가 원리와 투자공식을 프로그램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전 상무가 생각하는 주식투자의 기본은 '운칠기삼'이다. 운이 70이면 기술이 30이라는 말이다. 통상 주식투자는 기술로 극복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되는 이 말을 전 상무는 "기술만 잘 알고 있으면 남들보다 30만큼 주가가 움직이는 요인을 먼저 찾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 상무는 그 30은 개인 판단의 편협성을 배제한 컴퓨터의 조언을 따를 때 얻게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트레이딩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개인투자자들 대부분은 3~4년차가 넘으면 그 나름의 노하우를 터득했다고 믿고 컴퓨터의 조언을 잘 듣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 "'제 눈에 안경'식으로 투자하면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 상무는 이같이 주관성에 의존해 손절 시기를 놓치거나 기관·외국인의 공매도 공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개인투자자들을 돕기 위해 티레이더 2.0을 내놓았다. 새 시스템은 그가 꼽는 주가의 3대 원리, 실적, 기관·외국인 수급, 차트 반응을 프로그램 기본 메뉴에 녹여 3개의 교집합에 해당하는 종목을 실시간으로 추천하고 그렇지 못한 종목에 대해서는 '흐림' 경고를 보낸다.


이같이 매도 신호를 보내고 공매도를 허용하는 트레이딩시스템을 선보이는 과정에서 진통도 많았지만 전 상무는 굴하지 않았다. 개인의 투자성과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매도 시기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개인은 정보와 자금력을 갖고 있는 기관과 외국인을 이길 수가 없다"면서 "기관과 외국인이 공매도 등의 수단으로 시장을 때려버릴 때 개인도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검을 갖고 있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why@fnnews.com 원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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