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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 주택 공급과잉 논란 누구말이 맞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2.16 17:28

수정 2016.02.16 17:28

[현장클릭] 주택 공급과잉 논란 누구말이 맞나

"주택, 금융시장의 잠재적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한국개발연구원)

"주택이 과대공급됐지만 공급과잉은 아니다."(주택산업연구원)

현 주택시장을 놓고 두 연구원이 다른 진단을 내려 시장 혼란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주택 공급과잉 우려는 지난해 말부터 제기돼왔다. 국내 주택시장은 '미국 금리인상'과 '가계대출 규제강화'라는 악재와 만나 둔화됐다. 겨울이라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도 크지만 2007년 공급과잉으로 인한 시장침체 경험이 수요자의 관망세로 이어졌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봄 주택시장을 앞두고 수요자의 관심이 여기에 쏠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지사다.

정부는 공급과잉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공급과잉 여부를 두고 엇갈리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주택시장 수요자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건강이 걱정돼 병원에 갔더니 두 의사가 상반된 진단을 내린 격이다. 한쪽은 건강이 악화되기 전에 예방조치를 취하라는 강경한 메시지를 담았고, 한쪽은 안정을 취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온건론을 편 쪽은 주택산업연구원이다. 주산연은 16일 최근 공급과잉 논란이 미분양증가와 가격하락, 입주대란, 추가 가격하락, 장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분양물량과 미분양물량이 급증하면서 주택경기가 하락세에 진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지만 누적 분양물량 등을 고려했을 때 시장에서 충분히 수용할 만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주산연은 지난달 13일에도 '주택이 과대공급됐지만 공급과잉으로 진단할 수는 없다'는 애매한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은행은 현 주택시장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주택 공급과잉으로 향후 주택시장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급증한 분양물량이 앞으로 준공 후 미분양 물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에 주택.금융시장의 잠재적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첨예하게 대립하는 두 주장의 발원지는 모두 '지난해 평균 이상의 공급이 이뤄졌다는 점'에 있다. 실제 2015년 주택 인허가 물량은 76만가구로 통계를 작성한 1977년 이후 38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물론 과거의 데이터에 주목하느냐, 미래의 불안감에 주목하느냐에 따라 두 의견 모두 충분히 나올 수 있는 해석이다.

그러나 문제는 신뢰를 줘야 할 정부 산하 연구기관의 갑론을박 속에서 주택시장 행방에 대한 수요자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껏 모아온 돈과 앞으로 벌게될 돈을 탈탈 털어 내 한 몸 뉘일 곳을 찾아야 하는 이들에게 주택시장에 대한 불안까지 짊어지게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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