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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사회적기업 실천 현승헌 선랩 건축사무소 대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2.18 18:44

수정 2016.02.18 18:44

"공간 재활용해 신림동 고시촌 재생"
[fn이사람] 사회적기업 실천 현승헌 선랩 건축사무소 대표

최근 서울 지역 곳곳에서 오래된 주거환경을 싹 밀고 새로 짓는 도심재정비 방식이 시들해지고, 사람과 도심 공동체 복원을 중시하는 재생사업이 크게 늘면서 사회적기업 선랩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선랩 건축사무소의 현승헌 대표(사진)는 하루가 다르게 쇠락하는 신림동 고시촌에 새 기운을 불어넣으며 도시재생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일반 건축설계사무소에서 일하던 현 대표는 사람이 아닌 비용 중심의 시장 환경에 한계를 느끼고, 건축에 새로운 가치를 찾기 위해 2013년 사회적기업 형태로 선랩을 창업했다. 현 대표는 창업 동기에 대해 "현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사용자의 입장에서 저렴한 가격에 효과적인 주거공간을 공급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새 건물을 짓는 것보다 기존 공간을 되살려 효율적인 활용방안을 찾는 길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 대표는 선랩의 활동무대로 2006년부터 취약계층 주거환경개선 봉사활동을 진행한 인연이 있는 신림동 고시촌을 선택했다. 신림동 고시촌은 2009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 도입과 함께 급격히 쇠락해 '재생'이라는 실험에 착수할 가장 적합한 장소였다.


선랩의 첫 작품인 '쉐어어스'는 신림동의 '에벤에셀고시원'을 장기임차해 새로 꾸민 공간이다. 현 대표는 건축으로 해결가능한 환경개선뿐만 아니라 거주자의 공동체 복원에 초점을 맞췄다. 각각의 방은 독립공간으로 사적 생활을 보장하지만 거실과 부엌, 발코니, 화장실 등을 함께 사용하도록 설계했다. 현재 주거공간은 보증금 없이 2인실 기준 월 27만원에 임대하고, 1층 라운지는 지역주민에게 유료로 제공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현 대표는 "1인가구의 특징 중 하나가 자신이 사는 동네의 공동체가 부실해 보안에 취약하다는 점"이라며 "오가면서 마주치며 소통할 수 있도록 함께 사용하는 생활기반을 만들어주고, 이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쉐어어스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자 지난달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곳을 직접 방문해 청년주거 문제와 도시재생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기도 했다.

한편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는 사회적기업 역시 운영을 위해서는 사업성을 확보해 지속가능한 수익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현 대표도 요즘 이 부분에 가장 집중하고 있다.

현 대표는 "쇠락한 유휴부동산을 대상으로 쉐어어스 2, 3호점을 늘리며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면서 "공간 기획과 재생, 리모델링, 운영, 재생 관련 컨설팅 등 여러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혀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 업계도 재건축 위주에서 기존 건물을 되살리는 방향으로 동향이 바뀌고 있어 여러 가지 사업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lionking@fnnews.com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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