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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국립발레단 최연소 입단 이은서 발레리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2.19 18:27

수정 2016.02.19 18:27

"나이·학벌 넘어 백조로 날갯짓"
"관객들이 제 춤을 보고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월 국립발레단 54년 역사상 만 18세에 국립발레단 최연소 단원이 된 발레리나 이은서양(사진)의 말이다. 지금까지 발레단 최연소 기록은 2006년 18세4개월로 입단한 현 수석무용수 김리회뿐이다.

1997년 12월생인 이 양은 '최연소 입단' 외에도 정규 무용교육을 받지 않고 국내 최고 발레단에 입성했다는 점에서 더욱 대중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발레를 시작한 이양은 인문계 고등학교에 입학했지만 연습에 '올인'하기 위해 고등학교 2학년 때 학교를 자퇴하고 발레학원을 다녔다. 기존 국립발레단 입단 과정인 '예중→예고→대학 진학'이라는 과정을 선택하기보다는 오로지 '연습'과 '끈기'를 무기로 발레단 문턱을 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양은 "그냥 춤을 추는 게 행복했다"면서 "아무리 연습해도 되지 않는 동작은 될 때까지 계속했다. '안 된다'고 생각하지 않고 '된다'고 믿고 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이양이 최연소 단원이 되기까지는 고비도 많았다.

처음 인문계고에서 대학교 무용과 입시를 준비하기로 결심했던 이양은 오후 5시 수업이 끝나면 바로 학원에 가서 개인 연습과 기초 클래스, 체력강화 운동 등을 새벽 3∼4시까지 했다. 주말도 하루 종일 학원에서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이양은 "발레를 늦게 시작한 편이라 어서 실력을 기르고 싶었다"면서 "그런데 고등학교는 수업이 늦게 끝나다보니 새벽까지 해도 연습량이 늘 부족해 이럴 바에야 혼자 공부해서 검정고시를 보고 연습량을 늘리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고 검정고시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양은 자신을 지도하던 발레강사 주대욱씨와 의논한 뒤 결심을 굳혔다. 부모님도 이양의 결정을 믿어줬다.

그렇게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연습 삼매경'에 빠진 이양은 지난해 독일 베를린 국제무용콩쿠르 은상, 코리아 국제콩쿠르 은상을 연이어 받으며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말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 지원하기는 했지만 대학 대신 발레단에 바로 들어가기로 하고 실기시험을 치르지 않았다. 결국 같은 해 11월 국립발레단 오디션을 보고 12월 중순 합격 통보를 받았다.

이양은 "한국 최고 발레단인 만큼 떨어지더라도 일단 도전은 해보자고 생각했다"면서 "합격 소식을 듣고는 정말 얼떨떨했다. 발레단 생활을 잘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양은 다음 달 '라바야데르' 군무진으로 정식 무대에 데뷔한다. 지금도 오후 6시에 발레단 일정이 모두 끝나면 오후 10시까지 혼자 연습을 한다.
학원에서는 군무를 배우지 않아 군무는 이번이 처음이다. 옆 사람을 보면서 줄을 맞추는 것이 어렵단다.


이양은 "몸은 힘들지만 재미있다"면서 "그동안 '최고의 발레리나가 되겠다' 같은 생각은 해보지 않았지만, 묵묵히 할 일을 하다보면 언젠가는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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