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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나루] 창의적 인재를 키우자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3.22 16:53

수정 2016.03.22 16:53

[여의나루] 창의적 인재를 키우자

7~8%의 성장률을 자랑하던 시대는 지나고 이제 우리 경제는 3%대 경제성장률 달성도 쉽지 않게 되었다. 작년 경제성장률 2.6%에 이어 올해도 2% 수준의 성장률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경제가 1인당 국내총생산(GDP) 3만달러도 안되어 저성장기에 접어든 가장 중요한 요인은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는데 새로운 성장동력은 발굴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전자, 자동차, 철강, 조선 등이 수십년 동안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을 형성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빠른 추격자로서는 성공해 국제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그러나 세계경기 둔화, 개도국의 추격, 과학기술의 변화 등으로 기존 산업으로만 우리 경제를 지탱하기가 어렵게 됐다.


이제는 단순히 선도자를 추격하는 것으로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고, 세상을 이끄는 기업이 나와야 한다. 즉 패스트 팔로어에서 퍼스트 무버가 되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 과거의 주력산업인 자동차, 전자, 철강, 화학 등은 대부분 퇴조하고 이제 주도기업은 애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으로 불과 10~20년 전에는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는 기업들로 대체됐다. 그외에도 에어비엔비, 우버 등 새로운 형태의 기업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최근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게임에서 보듯이 앞으로 인공지능 관련 산업이 수많은 일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추격자 시절에는 같은 제품을 값싸게 만들면 잘 팔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나라의 임금도 크게 올라 가격으로는 도저히 경쟁할 수가 없다. 품질과 아이디어로 경쟁해야 한다.

넥타이를 예로 들면, 과거에는 저렴하게 만들어 파는 것으로 승부했다면 이제는 디자인과 품질로 경쟁해야 한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명품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는 고부가가치, 지식집약산업으로 경쟁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근면, 성실만으로는 안되고 창의성이 있어야 한다. 지시받은 일이나 열심히 하는 사람보다는 참신하고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이제는 우리 사회 전체 분위기가 창의성이 발휘되도록 바뀌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창의적인 인재를 많이 낼 수 있을까.

우선 학교 교육부터 바뀌어야 한다. 암기식, 주입식 교육방식을 고쳐야 한다. 하나의 정답만 요구하는 교육, 잡다한 지식을 외우는 교육이 변화돼야 한다. 어른과 선생님, 상사의 말은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는 사고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유대인들은 자녀들이 학교에 갔다 오면 물어보는 말이 "오늘은 무엇을 질문했느냐"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선생님 말씀 잘 들었느냐"일 것이다.

창의성 진작을 위해서는 개인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 규제는 창의적인 활동을 어렵게 한다. 또한 튀는 문화가 허용돼야 한다.

이런 점에서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속담도 재고돼야 한다. 벤처기업은 남들이 안하는 것을 시도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남 하는 대로만 하면 구글, 아마존 같은 기업이 나올 수 없다.

아울러 창의적인 사람이 보상받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벤처기업이 한번 실패해 패가망신한다면 어떻게 창의적인 생각을 하겠는가. 아이디어 하나로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식재산권 보호도 철저히 돼야 한다. 요즈음같이 모험을 기피하고 모두 정부나 공기업에만 취직하려 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다.


이와 같은 세태를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인재가 많이 나올 수 있는 사회시스템을 조성해야 한다.

최종찬 국가경영전략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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