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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위스키업계 첫 女 지점장 김지연 골든블루 서부지점장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3.30 18:44

수정 2016.03.30 18:44

"술 못마셔 '성실함'으로 정면승부"
[fn 이사람] 위스키업계 첫 女 지점장 김지연 골든블루 서부지점장

"술을 못 마시기 때문에 오히려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월 국내 위스키 업계 최초로 여성 지점장에 발탁돼 화제가 된 토종 위스키업체 골든블루의 김지연 서부지점장(사진)은 "술을 잘 마셨다면 오히려 이 일을 오래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술을 마시다 보면 흐트러지고 실수를 할 수 있는데 술을 못하니 오히려 '성실함'으로 거래처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물론 남성도 아닌 여성인 김 지점장이 거래처로부터 능력을 인정받기까지는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걸렸다. 남자들처럼 술을 마시고 함께 사우나를 가면서 거래처 사람들과 친분을 쌓을 수 없었기에 '무조건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 내달렸다. 거래처인 주점에 일찍 가서 직원들과 허드렛일도 하고 수다도 떨며 진심으로 다가갔다.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이런 '정공법'으로 형성된 관계는 단단하고 길게 갔다.


김 지점장은 "술을 마시고 친해진 관계는 술이 깨고 나면 서먹해지지만 오랜 시간을 들여 진심으로 맺어진 관계는 단단하고 오래간다"고 강조했다.

김 지점장이 거래처에서 인기가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그들에게 줄 '정보'가 풍부했기 때문이다. 그는 "무시당하지 않으려면 나만의 영역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남들보다 거래처를 2~3배 많이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고, 업소에 정보를 전달해주다 보니 찾는 사람이 점점 늘게 됐다"고 강조했다.

김 지점장은 "이 자리에 오기까지는 남편의 외조도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3년 전 결혼한 그에게 남편은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자다. 그는 "업무 특성상 밤늦게 일을 마치는 경우가 많은데 남편이 많이 이해해주고 항상 응원해준다"고 말했다.

입사 14년 만에 여성 최초 지점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사실 지금은 부담감도 크다고 김 지점장은 털어놨다. 그는 "'여성 최초'라는 타이틀 때문에 앞으로 후배들에게도 누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며 "얼마 전 영업을 나갔을 때 다른 회사 여직원이 와서 '선배님 존경스럽다'고 하는데 부끄럽기도 하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서부지점 영업을 열심히 해서 서울 여의도, 서초, 경기 일산 등 담당지역에서도 골든블루가 빨리 자리를 잡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강남 지역에서는 골든블루가 많이 알려지고 자리를 잡았는데 서초나 여의도 지역에서는 아직 더 성장을 해야 한다"며 "점유율을 25%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 지점장은 여성들이 좀 더 다양한 직업에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류영업도 여자들은 못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많은데 실제로 해보면 그렇지 않다"며 "막연한 두려움을 버리고 다양한 일에 도전해보기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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