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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우리경제 '최적의 수'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4.03 17:32

수정 2016.04.03 17:32

[차관칼럼] 우리경제 '최적의 수'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역사적인 대결로 떠들썩한 한 달이었다. 바둑 애호가 중 한 사람으로서 실로 흥미진진한 매치업이 아닐 수 없었다. 이세돌 9단을 1승4패로 물러나게 한 인공지능은 이제 바둑을 넘어 전 산업에 걸쳐 뜨거운 화두로 논의되고 있는 모습이다.

알파고는 인류 최강 이세돌 9단을 어떻게 꺾은 것일까.

아무리 뛰어난 성능의 슈퍼컴퓨터라도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복잡한 게임이라 평가받는 바둑의 모든 수를 계산하는 데 엄청난 시간을 소비할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알파고는 딥러닝이라는 방식을 택했다. 이길 확률을 예측하는 가치망과 어디에 착점하는 것이 좋을지를 선택하는 정책망이 각각의 경우의 수를 트리구조로 계산하는 방식이다.


기본적으로 알파고에는 기존 프로 바둑기사들의 대국기보 3000만건이 입력돼 있는데, 이를 수백만번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통계정보로 축적해 상대방 수에 따라 자신이 승리할 확률을 높이는 '최적의 수'를 찾아냈다고 한다. 가히 통계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를 잘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겠다.

통계정보 활용의 중요성과 그 위력을 입증할 수 있는 사례는 이미 여러 분야에서 도출되고 있다.

신호등을 하나 설치하는 것만 해도 주변 교통량, 사고다발 지역 등에 대한 통계는 필수이며, 첨단 기술인 자율주행 자동차는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경로를 설정하여 안전한 주행을 실현한다.

의학계에서도 수많은 의학 통계를 바탕으로 각종 질병에 대한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내는 기술을 활발히 적용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만년 꼴찌팀이 선수들의 기량을 통계화해서 적재적소에 선수를 배치해 강팀으로 거듭난 '머니볼'실화는 영화로까지 제작된 유명한 이야기다. 요즘에는 통계정보가 축적된 빅데이터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까지 연구되고 있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오는 6월부터 '2016 경제총조사'가 실시된다. 경제총조사는 5년마다 우리나라 산업의 구조와 전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국가 지정 통계조사로, 정부 주요 정책과 기업 활동 등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구축하는 매우 중요한 사업이다. 5인 미만의 개인사업체를 분석해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발전 정책을 수립하는 한편,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밑그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알파고의 승리에 지대한 역할을 한 것이 프로기사들의 대국기보였던 것처럼, 우리 경제의 성공확률을 높일 대국기보가 바로 경제총조사를 통해 구축될 통계정보인 것이다.


이번 조사는 조사원이 사업체를 방문해 응답자를 만나 조사표를 작성하는 면접조사와 사업체가 원하면 언제든 참여할 수 있는 인터넷 조사를 함께 실시한다. 부디 이번 경제총조사가 우리 경제의 '최적의 수'를 찾는 데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 드린다.


유경준 통계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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