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특별인터뷰]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여성일자리, 대학서부터 풀어야.. 대학생·주부 연령별 지원"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4.05 17:14

수정 2016.04.05 22:18

대담=조석장 정치경제부장
여성의 일, 새일센터로 작년 14만명 취업.. 일·가정 양립때 기업 입장 고려
가정 행복,  아동폭력 방지 위해 부모 교육.. '아빠수첩' 등 남성육아도 확대
사회 동참,  미혼모 문제 등 정부가 다 맡긴 힘들어.. 공동체·기업 동참해야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 1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여성 일자리 대책과 관련, "대학생, 주부 등 연령별 맞춤형 지원이 골자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여가부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등 정부는 이달 중으로 청년·여성 일자리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번 일자리 정책은 우리나라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기재부가 컨트롤타워를 맡았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효과적으로 높여 우리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특별인터뷰]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여성일자리, 대학서부터 풀어야.. 대학생·주부 연령별 지원"

"여성 일자리 문제는 대학에서부터 발생하고 있습니다." 강 장관이 운을 뗐다.
과거 남성 대학생 비중이 여성보다 많았을 때에는 대학 취업률 자체가 높았는데, 대학생 성비가 좁혀지면서 취업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 강 장관은 "기업이 채용시 남성을 선호해왔던 게 사실"이라면서 "이젠 여성 취업률을 높여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여성 일자리 대책에는 주로 '여성 중점 채용'에 관한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강 장관은 "여대를 모아 취업박람회를 열고 청년희망재단 등을 통해서도 여성을 중점적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투입을 하겠다"면서 "정기적으로 여성 취업에 관한 애로사항을 듣고 풀 수 있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풀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의원 시절 여가위에 몸 담았던 강 장관은 여가부 업무 환경에 대해 "아쉽다"는 견해를 연신 쏟아냈다. "의원 시절 여가부 업무를 지금처럼 공부했다면 법, 제도, 예산까지 좀 밀어줬을텐데요(웃음)." 강 장관은 "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경력단절여성 재취업 지원기관)는 전국 147개다. 전국 경단여성 숫자에 비해 한참 적다"면서 "전국 기준 구 단위로 있어야 하는데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또 일·가정 양립제 도입시 기업 입장을 십분 고려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강 장관은 "기업인 시절을 되살려 수요자뿐만 아니라 기업 입장에서 일·가정 양립 제도를 안착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강 장관과의 일문일답.

―취임한 지 3개월 남짓 됐다. 국회의원과 장관, 어떻게 다른가.

▲국회는 아무래도 의원 관심도에 따라 특정 이슈를 집중적으로 보기 때문에 전체를 골고루 훑기 어렵다. 반대로 정부는 특정한 정책에 대해서만 집중할 수가 없다. 맡은 부분 전반을 잘 보고 정책을 꾸려가야 한다. 부처 수장은 정책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져야하기 때문에 무게감도 다르다.

―장관 취임하면서 세운 모토가 있나.

▲따로 특별히 세우지 않았다. 현 정부 국정과제가 정해져 있고, 수행 기간이 2년밖에 남지 않았다. 새로운 정책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것을 효과적으로 추진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물론 아동학대 등 불거지는 이슈에 대해서는 대응한다. 다만 이미 나와있는 좋은 정책이 많기 때문에 홍보에 주력하려고 한다. 기업인 시절을 되살려 일·가정 양립 제도도 수요자보다는 기업적 입장에서 보는 등 제도를 안착시킬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겠다.

―여가부는 여성, 가족, 청소년 등 역할이 중대하지만 기능이 산재된 측면이 있다.

▲정책 수립부터 정책 효과까지 중앙부처에서 직접 책임지는 부처는 여가부 밖에 없다. 다른 부처는 정책을 만들고 집행은 산하기관 등을 통해 하는데 여가부는 마지막 서비스까지 책임진다. 상담, 민원까지 도맡는다. 직원들이 굉장히 고생한다. 처음에 여성부로 출발을 해서 여성 관련 정책만 한다는 선입견이 세서 그렇다. 지금은 여성, 청소년, 가족 등 정책 분야가 굉장히 넓은 데도 인식 격차가 크다. 업무 개선, 예산 지원 확대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

―저출산 시대, 여성 일자리 문제가 화두다.

▲중요한 문제지만 많이 부족하다. 취임하자마자 첫 방문지를 여성새로일하기센터로 정한 이유다. 장관 첫 방문지는 의미가 크다. 여성 권위를 가장 잘 대변해 주는 것은 바로 여성 일자리라고 생각한다. 새일센터를 직접 이용해본 사람들은 평가가 좋다. 교육 프로그램이 676개나 돼 맞춤형 지원이 가능하다. 진로 상담은 물론이고 취업 설계, 교육 훈련 프로그램이 촘촘히 짜여있다. 심지어는 취업설계사들이 면접에 동행하기도 한다. 책임지고 취업시키겠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풀패키지 서비스다.

―최근 기재부가 여성고용 간담회를 열었다. 참석한 경단여성들은 새일센터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지만 정책 홍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어쩔 수 없이 예산 문제다. 여가부는 예산 대비 정책성과는 참 좋지만 예산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럴 수록 입소문이 중요하다. 작년에 새일센터를 통해 약 14만명이 취업을 했다. 아파트 단지마다 개시하면 상당히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얼마 전에는 행정자치부 장관에 부탁해서 주민센터마다 안내문도 두기로 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와도 연계하나.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창업 교육을 많이 한다. 창업은 일어나고 있는데 구인이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새일센터 취업설계사를 파견해 도와주고 있다. 반대로 창업을 원하는 경단여성들에게는 혁신센터가 도움을 준다. 나도 위니텍 운영할 때 주부였던 경단여성을 채용해서 관리직을 맡겼었다. 주부로서 살림을 꾸리다보면 알뜰한 것이 몸에 배게 된다. 합리적이고 알뜰하게 잘하더라. 그런 효과를 기대하는 거다.

―최근 아동폭력 사태가 세상에 드러나고 있다.

▲아동폭력 사태 방지를 위해 우리 부가 맡은 건 부모 교육이다. 과거에는 아이를 키우고 성장시키는 것을 가족 안에서 자연스럽게 배웠는데 지금은 다르다. 우는 아이 달래본 경험조차 없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아이 젖먹이고 달래고 하는 것도 생소한 상황이다. 생애주기별 부모 교육이 필요하다. 결혼 전 초·중·고·대학교 마다 부모 역할을 교육 과정에 투입할 수 있도록 교육부에서 준비 중이다. 여가부는 혼인신고와 동시에 부부교육을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고 있다. 현재 의무화돼있는 성교육처럼 부모교육도 하려고 한다. 남성 육아법을 담은 '아빠수첩'도 확대할 예정이다.

―어떤 장관으로 남고 싶은지.

▲여가위를 하면서 사회의 어렵고 힘든 부분을 많이 보게 됐다. 그전에는 기업하면서 기업 실패나 직원이 힘든 거 이 정도만 단편적으로 봐 왔다. 그런데 사회의 어려운 분들은 사업 실패하고 고생하는 것과는 좀 다르다. 빈곤이나 어려움에서 근본적으로 헤어나오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한부모 가정, 미혼모, 여기서 큰 청소년들…. 국가가 이 모든 것을 다 하기에는 너무 어렵다. 공동체와 기업이 많이 투입돼야 한다. 정부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미혼모 시설은 2년까지만 입소할 수 있다. 2년 후엔 아이를 데리고 나가야 한다. 아이를 보육원이나 어린이집에 맡긴다고 하더라도 나가자마자 생활비가 드니까 당장 돈 벌 수 있는 일을 할 수 밖에 없다. 단기 위주의 처방뿐 아니라 이를 개선해 근본적으로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만들고 싶다.

대담=조석장 정치경제부장

정리=박소연 기자
[특별인터뷰]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여성일자리, 대학서부터 풀어야.. 대학생·주부 연령별 지원"

■교사·CEO·국회의원 등 다양한 분야서 경험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은 그야말로 다채로운 이력의 소유자다. 장관에 취임 이전 교사와 최고경영자(CEO), 국회의원을 거쳤다. 대구 출생인 강 장관은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물리교육과와 계명대 산업기술대학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뒤 중.고등학교에서 물리를 가르쳤다.

그러다 정보기술(IT) 사업에 벤처기업 위니텍을 설립해 15년간 여성 기업인으로 활동했다. 그가 여가부 장관으로서 국정과제인 '일·가정 양립'을 위해 "수요자의 시각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입장에도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강 장관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5번을 받아 여의도에 입성했다. 19대 국회 4년 내내 여성가족위원회(여가위)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에서 활동하며 여성가족부 업무를 다뤄왔다.
2013년 최경환 의원이 원내대표를 수행했을 때 원내대변인을 지내기도 했다. 새누리당의 역사교과서개선특위 간사를 맡아 박근혜 정부가 추진해온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앞장 섰다.
남편 추교관 위니텍 대표이사와의 사이에 2남을 두고 있다.

박소연 기자
강은희 여가부 장관 ■약력△52세 △대구 △경북대 사범대학 물리교육과 △계명대 산업기술대학원 컴퓨터공학과 △㈜위니텍 대표이사 △한국 IT여성기업인협회 회장 △대통령 직속 국가경쟁력 강화위원회 위원 △대통령 직속 국가정보화 전략위원회 위원 △19대 국회의원 △새누리당 원내대변인 △새누리당 역사교과서개선특별위원회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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