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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엄규숙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 "여성도 재난·재해 극복능력 갖춰야""

김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4.07 15:37

수정 2016.04.07 16:55

엄규숙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
엄규숙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

"이제 여성들도 (남성들의 도움없이) 스스로 재난·재해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엄규숙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사진)은 그동안 여성이 안전 분야에서 보호받는 대상이었지만 스스로 대응능력을 갖춰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자연적·사회적 재난 피해를 많이 입고 있다는 통계는 없다. 다만 지난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나 2014년 세월호 사고때 여성 사상자가 많았다.

엄 실장은 서울시 조사결과 소화기 사용법,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 수단이나 재난·재해 안전교육 경험 등에서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많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는 "여성들도 안전교육을 받으면 재난현장에서 충분히 활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령 남편과 아이들이 회사나 학교를 가고 혼자 있을 때 재난·재해가 발생할 경우 그저 맥 놓고 구조를 기다릴 수 만은 없다.
그래서 그는 서울 25개 자치구별로 재난·재해때 활동할 수 있는 여성안전 핵심리더를 자치구별로 10명 안팎 양성할 방침이다. 오는 2018년까지 200명 양성 계획이다.

그는 "일본 대지진 때 체육관에 칸막이 텐트를 쳐서 여성들이 심리적인 안정을 얻었는데 서울시도 재난대응 매뉴얼에 여성과 임산부, 영유아를 위한 물품이 있는지, 칸막이 설치 등 대피소 생활에서 여성 배려가 고려됐는지 등을 추가하겠다"고 말했다.

엄 실장은 작지만, 꼼꼼하게 여성을 재난과 재해로부터 챙겨주고 배려하겠다고 했다. 또 이미 시행중인 여성안심귀가스카우트, 인터넷 성매매감시단, 편의점이 대피처가 되는 여성안심지킴이집 등 시민 스스로 안전한 서울을 만들기 위해 적극 참여시킬 예정이다. 특히 '몰래카메라 안심 점검단'을 운영해 자치구별 2명씩 주부 중심으로 공공청사, 지하철역 화장실, 개방형 민간 건물의 화장실, 수영장탈의실 등에서 몰카를 찾아낼 계획이다.

그는 "'안심이' 앱을 개발해 인력으로 커버되지 않는 부분까지 촘촘하게 스크린해 보다 나은 안전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심이' 앱은 현재 방범, 쓰레기무단투기 적발, 불법주정차 단속 등을 위해 자치구 골목골목, 공원 등지에 설치돼 있는 2만6000여대의 폐쇄회로(CC)TV를 활용해 여성의 위험을 감지, 구조하고 지원까지 해주고 있다.

사용자가 앱을 설치한 뒤 심야 귀갓길, 스토킹 등 안전에 위협을 느낄 때 휴대폰 버튼을 누르거나 화면을 터치하면 CCTV 영상과 앱 사용자의 사진, 연락처 등 정보가 서울시 직원 및 경찰에 전달된다.

엄 실장은 "'안심이' 앱은 기존 앱에 현장 동영상 촬영기능을 추가해 개발, CCTV가 있는 실외 뿐 아니라 사각지대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등 실내 폭력상황이나 재난 위기에서 전천후 사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시가 내놓은 여성안전대책들은 다른 시도의 벤치마킹이 이어지고 있다. 밤늦게 혼자 귀가하는 여성 밤길을 책임지는 '안심귀가스카우트'의 경우 부산시 등 3개 시도가, '여성안심택배'는 제주도, 경북 구미시 등 6개 시도가 도입했다.


한편 서울시는 여성안심대책으로 지난해 유엔공공행정상 대상을 받은 데 이어 최근에는 엄 실장이 미국 유엔 본부에서 여성안심대책을 직접 발표해 국제사회의 관심을 모았다.

dikim@fnnews.com 김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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