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

뽀통령 다음은 핑통령? 핑크퐁, 엄마와 유아들을 사로잡다

뽀통령 다음은 핑통령? 핑크퐁, 엄마와 유아들을 사로잡다

조용한 기차안. 갑자기 막무가네로 떼를 쓰며 큰 소리로 울음을 터트리는 어린 아이를 엄마가 열심히 달래보지만 속수무책이다. 아이의 짜증은 점점 심해지고 결국 달래는 것을 포기한 엄마가 최후의 카드로 스마트폰을 꺼낸다. "핑크퐁~." 폭발 일보 직전의 객실에 평화가 찾아온 순간이다.

핑크색 여우 핑크퐁이 '유아들의 대통령' 자리를 넘보고 있다. 핑크퐁은 지난 2010년 설립된 스마트스터디가 내놓은 모바일용 글로벌 유아동 교육 콘텐츠. 편당 1~5분 정도의 짧은 애니메이션 영상에 동화, 알파벳, 숫자, 구구단 등 다양한 교육적인 내용들을 담았다. 흥미 위주의 기존 유아용 애니메이션들과 달리 교육적인 요소를 가미해 엄마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핑크퐁, 1억 다운로드 돌파…1.5초에 한번 다운로드

핑크퐁은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5개 국어 1300여개의 콘테츠로 서비스 된다. 5개의 언어로 제공되지만 이미 글로벌 교육용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시장을 석권중이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핑크퐁 앱 시리즈의 다운로드 횟수는 무려 1억439만건을 넘어섰고 109개국 앱 마켓의 교육부문 매출 1위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이미 5년 연속 '교육 앱 매출 1위'라는 굳건한 아성을 구축한 상태다. 지난달에는 네이버 검색 트렌드에서 로보카 폴리를 넘어섰다.

21일 김민석 스마트스터디 대표는 "전세계적으로 1.5초에 한번씩 핑크퐁의 어플이 다운로드 되고 있다"면서 "이렇다할 광고를 한 적도 TV에서 방송된 적도 없는 핑크퐁이 전세계 유아들의 아이돌이 됐다"이라며 자랑스러워 했다.

실제로 핑크퐁 앱들은 신작을 내놓을 때 마다 매출 순위에 1위에 오른다. 가장 최근인 지난 7일 내놓은 '핑크퐁 123 숫자놀이'도 출시 4일만에 10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앱 뿐만 아니라 유튜브에 올린 영상들도 폭발적인 인기다.
지난해 12월 서울국제유아교육전에 참가한 스마트스터디 부스. 회사 관계자는 "엄마들과 유아들의 몰려들어 핑크퐁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서울국제유아교육전에 참가한 스마트스터디 부스. 회사 관계자는 "엄마들과 유아들의 몰려들어 핑크퐁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중국을 본격적으로 공략중이다. 중국에서는 '펑펑후'라는 이름으로 앱 마켓, IPTV, 현지 스트리밍 사이트 등에서 서비스가 이뤄지고 맞춤형 콘텐츠도 제작했다. 특히 중국 유명 어린이 합창단을 섭외하고 현지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등 공을 들였다.

김 대표는 "엄마들 사이에서는 '핑크퐁 없으면 육아를 어떻게 했을까' '부모들 밥을 먹게 해주는 앱'이라는 얘기가 나온다"면서 "콘텐츠에 만족한 부모들이 새로운 시리즈가 나올때마다 계속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석 스마트스터디 대표
김민석 스마트스터디 대표

■'모바일서 성공' 첫 교육용 캐릭터

핑크퐁은 사실상 모바일에서 성공한 첫 교육용 캐릭터다. 모바일 앱 시장이 형성됐던 시기에 출발한 스마트스터디는 1년 반만에 흑자를 기록했고 3명이던 직원은 이제 100명이 넘는 어였한 모바일 교육기업으로 성장했다.

엄마들이 유아들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교육적인 콘텐츠로 희석시켰다. 실제로 국내외에서는 핑크퐁의 앱으로 알파벳, 숫자, 구구단을 배웠다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올해도 700~800편의 새로운 콘텐츠가 나올 예정이다.

다만 모바일에만 머무르기에는 시장이 너무 좁다는 자체 분석속에 오프라인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새롭게 진출한 분야는 TV용 애니메이션과 출판교재사업이다. TV애니메이션은 2년내 방영을 목표로 제작팀이 꾸려져 진행중이고 출판교재부문에서는 사운드북과 유치원용 핑크퐁 잉글리시를 내놨다. 특히 지난해 유아교육전에 내놓은 사운드북은 40초에 한번 결제가 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김 대표는 "스마트스터디의 미래는 디즈니가 교육사업을 한다면 어떤 모습일까를 연상해 보면 된다"면서 "당장의 이익 보다는 미래를 바라보며 핑크퐁의 인지도를 넓히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