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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 티맥스의 도전을 응원한다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4.21 17:21

수정 2016.04.21 17:21

[현장클릭] 티맥스의 도전을 응원한다

박대연 티맥스소프트 회장이 20일 무대에 올랐다. '국산 PC 운영체제(OS)'를 다시 들고다. 세간의 반응은 차갑다. 무모한 도전이라는 것이다.

그도그럴 것이 세계 PC용 OS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MS)라는 공룡이 95%를 차지하며 버티고 있다. 누구도 상업용 PC OS로 MS에 대항하겠다고 나서지 않는다.
그만큼 시장이 굳어져 있는 것이다. MS의 윈도는 사실상 PC시장의 표준이고 전부라고 전 세계가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중소기업 티맥스가 이 등식을 깨겠다며 MS에 도전장을 냈다. 그것도 한번이 아니다. 7년전에도 박 회장은 국산 OS를 공개했었다. 상용화도 못한채 잊혀졌고, 그 때문에 티맥스는 워크아웃이라는 아픔도 겪었다.

박 회장은 회사 경영이 정상화되자 마자 다시 도전한 것이다.

박 회장은 "MS가 OS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은 표준기술이 없어 응용 프로그램 개발 등에 어려움이 많다"며 "DBMS와 미들웨어 등 시스템SW 기술 노하우를 기반으로 OS와 클라우드 시장에 빠르게 진출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무모한 도전의 배경에는 윈도에만 젖어 표준에 기반한 응용프로그램 한번 개발하지 못하는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는 것이다.

곧 환갑인 박 회장의 OS 국산화에 대한 집념은 국내 SW업계에도 큰 울림을 준다. 연 매출 1000억원 규모의 SW업체 수가 한자리 수에 불과할 만큼 척박하고, 그나마 뛰어난 SW인재들 대다수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지금, 노장의 '무한도전'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다.

'티맥스OS'. 아직 베타(시험판) 버전이란 점을 감안하더라도 공개 시연 10여분 만에 발생한 작동 오류도 빚었다. 7년 전 악몽이 되살아나기도 한다. 호사가들이 말하는 것처럼 전세계가 윈도를 스는데 국내에서만 유독 티맥스OS를 쓰겠다고 나서면 국내 인터넷 시장이 고립돼 '갈라파고스'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사실 박 회장의 말대로 티맥스OS가 세계 PC용 OS시장의 1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그닥 많지 않다. 내로라하는 대기업들도 도전하지 않는 윈도 의존에 대해,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표준 응용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무모한 도전에 나서는 기업인이 한 사람 있는 것 만으로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박 회장이 무대에 오르는 것을 보면서 '거위의 꿈'이란 노래가 입가에 맴돌았다. '가슴 깊숙히 보물과 같이 간직하고 있는 꿈'이 다시 세상에 나오는 장면을 보면서다.
세간에서 예기하는대로 '헛된 꿈은 독'이 될 가능성도 높지만, 꿈꾸지 않는 거위 보다는 꿈을 간직한 거위가 박수를 받을만하다고 생각한다.

티맥스OS가 세계 시장의 10%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끔을 이루기 위한 도전은 박수받을 가치가 있지 않을까.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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