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현장르포] 신용카드 산업 꿈틀대는 베트남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4.25 17:01

수정 2016.04.25 21:54

1년새 가입자 27% '급증' 시장잠재력 무궁무진
현금결제하던 베트남人 최근 카드 사용 점차 늘어
가맹점수 증가 가능성에 젊은 층 소비 늘어 매력적
22일(현지시간) 하노이 신시가지 낌마에 위치한 롯데마트 하노이센터에서 고객이 카드로 물건값을 결제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하노이 신시가지 낌마에 위치한 롯데마트 하노이센터에서 고객이 카드로 물건값을 결제하고 있다.

【 하노이(베트남)=이병철 기자】 베트남 카드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아직까지 현금결제 비중이 높아 카드 사용 비중이 저조하지만 발급 카드수가 증가하고 있고 가맹점 확대 여력이 많아 시장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는 분석이다. 카드 산업이 초기인 베트남 시장에서 혁신적인 서비스와 상품 등으로 고객을 먼저 선점하는 회사들이 시장을 지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가맹점 중심의 카드 시장

22일(현지시간) 하노이 신시가지 낌마에 위치한 롯데마트 하노이센터. 이곳은 최근 베트남 현지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매장이다.
다양한 상품과 가격 경쟁력으로 베트남의 한류를 이끌고 있다. 이날 오후 이곳의 현지인들의 쇼핑으로 분주했다. 9개의 계산대에는 평균 5여명의 고객들이 계산을 기다리고 있었다. 현금 결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베트남이지만 이곳에서는 카드 사용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베트남 카드 시장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롯데마트 하노이센터 캐셔로 일하는 쯔안티킴 히엔씨(28)는 "초기에는 주로 외국인들이 카드를 사용하고 베트남 사람들은 주로 현금을 냈지만 지금은 카드를 쓰는 현지인도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롯데카드 하노이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전체 월 매출에서 27%는 카드로 결제된다. 결제를 위해 줄을 기다리고 있던 쩐 응옥당씨(32)는 "오늘 30만동(1만5000원)어치 물건을 사고 카드결제(직불카드)를 했다"며 "현금도 쓰지만 카드로 쓰면 편리한 점이 많아 신용카드로 써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쩐 응옥당씨는 친구의 80%가 카드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베트남의 카드 가맹점은 25만개이다. 응우옌 티탄 항 베트남은행연합회 정책이사는 "25만개는 전체 점포의 10% 이하 수준"이라며 "앞으로 가맹점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베트남에는 가맹점이 단말기를 보유해야 하는 정책이나 규정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카드 시장은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게 현지 카드 업계의 분석이다. 베트남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까지 카드 발급 수는 9952만장으로 2014년 4.4분기(7841만장)와 비교해 약 27% 늘었다. 카드 결제 때 사용되는 가맹점의 포스(POS.금전등록기) 단말기의 결제금액은 지난해 4.4분기 5조4630억 동(약 28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2% 늘었다. 포스 단말기 수와 결제 건수도 같은 기간 각각 29.85%, 73% 증가했다.

■가맹점 수 등 카드 사용의 걸림돌

베트남은 현재 현금 결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전 국민이 직불카드를 소유하고 있는 반면 신용카드는 9000만 인구 중 300만명만 보유하고 있다.

신용카드 고객이 적은 것은 신용카드 발급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베트남 은행들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중이다. 응우옌 티탄 항 정책이사는 "신용카드 사용이 낮아 카드 산업 발전 가능성이 크지만 리스크 문제 등이 있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의 경우는 현재 은행 예금금리가 7% 수준이다. 지난해까지는 10%중반이었다. 예금금리가 높기 때문에 대출 금리 역시 10% 후반을 기록하기도 했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고객들은 결제 후 40일 지나 자금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신용카드를 주로 대출 기능으로 사용하고 있다.


가맹점이 숫자가 작은 것도 카드 사용 확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다만 가맹점 수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고 젊은 층의 소비가 늘어나고 있어 베트남 시장은 매력적인 시장으로 각광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상대적으로 카드 서비스의 질이 낮고 신용카드 사용이 보편적이지 않아 해외 진출을 앞둔 국내 카드사에게는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pride@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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