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소로스 비관론에 대한 소고

이분의 예견은 십중팔구 비관론이다. 경제적 재앙, 버블 붕괴 등 잿빛 전망이 단골 키워드다. 요즘에는 세계경제 최대 심장부인 중국의 경제위기론을 들고 나왔다. 글로벌 헤지펀드 업계의 대부 '조지 소로스' 얘기다. 연초부터 중국 경제의 경착륙 불가피론을 내세워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 약세에 베팅한 그다. 위안화 강세로 손실을 봤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 저격수마냥 공세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중국의 부채 주도 성장정책과 무리한 경기부양책이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하다는 섬뜩한 경고를 날렸다. 이 정도면 투자손실을 본 소로스의 '몽니'라기보다는 저주에 가깝다.

경제적 혼란기의 극단적 위기상황을 이용해 고수익을 내는 헤지펀드의 속성을 감안하면 시장의 공포심 자극으로 자신의 의도대로 몰고 가려는 군불때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누구인가. 1992년 막대한 공매도로 영국 파운드의 대폭락을 몰고 온 인물이다. 파운드화 약세 베팅으로 엄청난 수익을 거뒀고, '환투기 제왕'이란 악명과 함께 세계 금융시장에 제대로 이름을 각인시켰다. 더구나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예측한 거물이다. 유수의 신용평가사들이 중국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시키고,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 정부의 부실채권 처리방식에 우려를 제기하는 등 곳곳에서 경고음이 터져나오는 것도 심상치 않다. 다만 소로스의 예측이 맞아떨어진 적이 그리 많지 않고, 반론 역시 만만치 않아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중요한 것은 소로스 저주의 본질이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에 있다는 점이다. 예측이 어려워지는 것은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라는 신호다. 지난해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2%에 달하는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는 세계 경제에 악재다.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25%에 이르는 한국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미 올해 1.4분기 중국에 대한 수출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7% 줄었다.

작금의 상황에서 정부가 칼을 빼든 기업 구조조정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급한 과제다. 일본은 3년 전부터 조선업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경쟁력 회복을 이끌었고 석유화학, 전자 등도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우리도 뼈를 깎는 심정으로 정확하고 신속하게 환부를 도려내 경쟁력과 위기대응 능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경제의 취약한 부분을 해소하면서 기초체력과 성장잠재력을 높여야 하는 절실한 시기다.


타이밍을 놓치면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지는 '금융위기 10년 주기설'이 현실이 될 수도 있는 문제다. 위기는 안락에 길드는 순간 다가오고, 위기가 지나면 기회는 찾아온다. 우리는 기회를 잡을 준비가 돼 있는가. 시작은 이제부터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산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