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 칼럼]

'관심'이 아동학대를 예방합니다

최근 들어 잇따르는 반인륜적 아동학대 사건들을 보며 아동정책을 담당하는 주무부처 공직자로서 안타까움을 넘어 비통함을 느낀다. 지난 2013년 자녀를 학대해 사망케 한 칠곡.울산 계모 사건으로 우리 사회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듬해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정과 '아동복지법' 개정을 통해 아동학대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를 보완했다. 정책적으로는 예방, 조기 발견, 신속 개입, 재발 방지 등을 포함한 대책을 마련했다. 또한 2005년 지방사무로 이양됐던 아동학대 관련 업무를 2015년 국가사무로 환원하고 아동보호 전문기관과 학대 피해아동 쉼터의 시설 수와 전문인력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인천 초등학생 학대.탈출 사건 이후 전체 의무교육 미취학 아동이나 장기결석 아동 등을 대상으로 합동점검을 해 왔고, 이 과정에서 평택 아동학대 사건 등 알지 못한 채 지나칠 수도 있었던 범죄들이 드러났다. 이런 점검 결과와 그간의 대책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지난 3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더욱 철저한 아동학대 종합대책을 새롭게 마련했다. 이를 통해 올해를 '아동학대 근절 원년의 해'로 선포하고, 2017년까지 선진국 수준의 아동학대 대응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보건복지부는 교육부.여성가족부.경찰청 등 관계부처와 협업해 의료기록, 과거 학대사례, 어린이집이나 지역 아동센터의 사례관리 정보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아동학대 위험징후 분석 및 고위험가구 선별을 위한 상시 점검.관리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가해부모의 친권 제한.정지 등을 엄격히 시행하고, 아동학대를 근절키 위한 인프라를 연차적으로 확충해 나갈 예정이다.

하지만 아동학대를 예방키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의 변화다. 아동은 하나의 인격체다. 이는 정부가 5월 2일 학대로부터 보호받을 권리와 자기결정권을 포함한 '아동권리헌장'을 제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또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해 학대와 훈육을 구분하지 못하는 부모들이 변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결혼 전부터 학령기까지 생애주기별로 가족의 의미, 올바른 양육방법 등을 포함한 부모교육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이웃과 사회의 역할이다. 우리나라는 가정 문제에 다른 사람이 개입하는 것을 꺼리는 특성으로 인해 아동학대 신고가 저조한 편이다. 아동 1000명당 학대 발견율이 미국은 9.1명인 반면 우리나라는 1.1명에 그치고 있다. 미국에서 학대가 더 많이 발생했다기보다는 우리 사회에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사례가 많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전체 아동학대 사건의 80% 이상이 가정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상황에서 아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면 학대는 발견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동학대는 아이들이 당장 받는 피해뿐 아니라 성인이 돼서도 심리적 후유증이 남거나 학대가 대물림되는 등 커다란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 이 땅에 태어난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라는 점을 인식,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학대를 당하는 아이가 남의 자식이 아닌 우리 자식이고, 남의 가정사가 아닌 우리 사회의 문제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정부는 현재 '아동학대, 외면하지 마세요' '아동학대 신고는 엄마의 마음입니다'라는 슬로건하에 신고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 모두 주변의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구타 흔적, 계절에 맞지 않는 복장, 장기결석 등 학대가 의심되는 경우 적극적으로 112에 신고해 주길 바란다. 전 국민의 관심과 지원 없이 제도만으로 아동학대가 완전히 근절될 수는 없다.

방문규 보건복지부 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