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장르포] 삼성 신성장 동력 전초기지 된 삼성SDI 울산공장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5.17 22:28

수정 2016.05.17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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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17만대 분량 배터리 셀 생산.. 세계 1위 도전
지난 16일 삼성SDI 울산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배터리 셀과 관련 자재들을 소개하고 있다.
지난 16일 삼성SDI 울산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배터리 셀과 관련 자재들을 소개하고 있다.

【 울산=김경민 기자】 "삼성SDI가 생산한 제품 중 아직 1위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전기차 배터리 부문이 유일합니다. 삼성의 성공 DNA를 통해 조만간 이 분야에서도 1위를 달성할 수 있게 노력할 것입니다."(박소영 삼성SDI 중대형기술팀 수석)

울산역에서 차량으로 10분가량 떨어진 삼성SDI 울산공장은 울산과 부산, 경주 사이인 울주군에 위치하고 있다. 직원들도 대부분 이 등지에서 출퇴근한다.


삼성SDI 울산공장은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 회장이 생전 헬기를 타고 다니며 직접 건설을 지시한 곳이다.

당초 이 곳은 삼성 내 전자부문 첫 공장인 TV 브라운관 생산 시설로 유명했다. 1970년대 브라운관을 처음 생산했고, 세계 1등의 자리에 올라선 역사적인 공간이다.

하지만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에 밀려 브라운관은 기억속으로 사라졌다. 공장도 2007년 문을 닫았다. 이후 삼성SDI는 공장을 확 뜯어고쳐 미래를 도모하기로 했다. 옛 브라운관 공장을 철거하고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키로 한 것이다. 8년이 지난 현재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삼성전자의 전장사업팀 신설과 맞물려 신성장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 중심에 삼성SDI 울산공장이 전초기지 역할을 맡고 있다.

총면적 약 226만4000㎡인 이 공장은 전지1동, 전지2동, 팩.에너지저장시스템(ESS), 소재동, 지원동의 건물이 있다. 전기차 배터리 라인은 셀 4개, 모듈 2개가 있고, ESS는 2개, 소재는 6개 라인이 돌아간다.

지난 16일 귀빈을 받는 전지1동 로비 한쪽 벽면에는 '우리의 생각이 우리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글귀와 각종 전기차 부품의 특징을 설명한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삼성SDI가 전기차 사업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박 수석은 "배터리 공장은 빵 공장과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배터리는 크게 '극판-조립-화성'이라는 3단계로 이뤄지는데, '반죽-코팅-재단'의 빵 만드는 과정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재료 투입과 생산, 검사 등 전 과정은 모두 자동 시스템화 돼 있다. 근무자는 오류가 나면 시스템을 점검하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브라운관 시절 1만2000여명이 넘었던 이 곳 근무자는 2400여명으로 감소했다.

삼성SDI 울산공장은 연간 순수 전기차 기준 17만대 분량의 전기차 배터리 셀을 생산하고 있다. 2010년 1라인 건설에 이어 2013년 2, 3라인, 지난해 4라인까지 증설돼 6년 만에 생산량은 4배가 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배터리는 BMW, 폭스바겐, 아우디, 피아트-크라이슬러 등 세계 자동차 제조사로 공급된다.

임봉석 울산운영팀장(상무)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향후 5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해 2020년께 세계 톱(Top) 회사가 될 것"이라며 "실적도 비약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SDI는 라인에 상관 없이 모든 제품을 생산하는 '플렉서블 라인'을 연내 구축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최근 희망퇴직으로 적잖은 인원을 줄였다.
브라운관에서 배터리로 생산 품목을 교체했지만 인력 구조는 여전히 생산성이 떨어지는 역삼각형으로,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임 상무는 "인력 구조가 좋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고 있다"면서 "희망퇴직도 이 같은 과정이며 은퇴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을 충분히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1.4분기 실적 악화의 원인인 일부 공정의 설비 문제는 "설비 교체로 문제를 깔끔히 해결한 상태"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k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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