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학 입학후 전공 선택.. '통합선발' 확산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5.26 19:54

수정 2016.05.26 19:54

인기학과 쏠림은 풀어야 할 숙제
이화여대·한성대 계획 발표, 타 대학들도 추가도입 고려
순수학문 등 기피 가능성도.. 학부제 부작용 재연될 수도
대학 입학후 전공 선택.. '통합선발' 확산

대학입시에서 전공과 상관 없이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통합 선발이 확대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이화여대와 한성대가 대입 정시모집에서 학생들을 통합 선발하는 계획을 발표하면서다. 대학은 좋은 학생들을 모집하고 학생들 역시 원하는 전공을 공부할 수 있지만 첫해 통합선발 이후 다음 학년도부터 전공 선택이나 학과 운영 등에 대해서 우려도 적지 않다.

26일 대학가에 따르면 통합선발은 학생들을 전공에 관계없이 선발해 입학 후 본인이 원하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화여대와 한성대 모두 정시모집에서 통합선발을 적용, 학생들이 희망하는 전공을 100%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내년부터 통합선발을 시작하는 한성대는 2학년에 원하는 학부와 전공을 결정하고 원하면 3학년에 추가로 수정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
이화여대 역시 내후년 입학생부터 정시 합격생 전원이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일단 입학을 앞둔 학생들은 원하는 전공을 택할 수 있어 환영하는 분위기다. 대학들 역시 수시모집에서 상당수 학생을 선발한 후 정시모집에서는 학과별로 미달되는 부담 없이 우수 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이 때문에 대학가는 이들 대학의 통합선발 성과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학교와 학생이 모두 윈윈(win-win)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대학들도 추가 도입 여부를 고려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이후다. 대학의 전공이 학문 자체보다는 인기 위주로 선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한성대의 경우 통합선발 이후 학부를 유동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학생들로부터 선택을 많이 받지 못한 학과는 학생들의 수요에 맞게 커리큘럼을 개선하거나 보충하는 방식으로 매년 업데이트하면서 사회 요구에 맞는 학과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사회 변화와 학생들 요구를 끊임없이 반영하면서 유동적으로 학과를 운영한다는 취지지만 학문이 학생들 요구에 따라 변하면서 혼란 우려도 제기된다. 맞춤형 교육이 필요한 시대지만 정작 순수학문을 선택하려는 학생들의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다음해에는 전공학과가 사라지는 부작용도 예상된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학과 선택 자율권을 보장한다는 점 역시 일회성에 그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이화여대의 경우 특정 학부.학과를 선택하는 학생이 적거나 많을 경우 이듬해 입시에서 해당 학과 정원을 줄이거나 늘려 정원을 유지하는 방식을 계획중이다.
여대 특성상 학생들의 학과 쏠림이 심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계획이라는 게 학교 측 설명이지만 이듬해부터는 결국 제한적으로만 희망학과를 선택하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대학들이 운영중인 학부제 부작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입시 전문가들은 "대학은 마지막 대입 전형인 정시 모집에서 부담감을 덜 수 있고 학생들에게는 자율적인 전공 선택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대학이 통합선발을 추진할 수 있다"며 "그러나 대학 내 비인기학과 반발에 부딪힐 수 있는 데다 학부제 운영처럼 통합과 비통합 선발이 반복되면서 통합선발 취지를 잘 살릴 수 있을지도 고려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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