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한-에티오피아 新동반자 관계를 위하여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5.29 17:26

수정 2016.05.29 17:26

[특별기고] 한-에티오피아 新동반자 관계를 위하여

우리가 막연하게 생각하는 아프리카와 달리 에티오피아는 거의 일년 내내 맑고 선선한 날씨를 경험할 수 있다. 그만큼 우리는 에티오피아를 잘 모르고 있다.

사실 에티오피아는 우리 국민에게 아프리카 유일의 6·25 전쟁 지상군 파병국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설적 마라토너인 '맨발의 아베베' 출신국가로, 또는 1980년대 대기근의 아픔을 경험한 국가로 기억되기도 한다. 하지만 에티오피아가 아프리카 국가들의 유엔으로 불리는 '아프리카연합(AU)' 소재지로서 아프리카 정치·외교의 중심지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또한 아프리카 제2의 인구대국(약 1억명)으로 정치적 안정을 바탕으로 지난 10년간 8~10%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 유엔 아프리카경제위원회(UNECA)는 에티오피아가 현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2050년에는 남아공과 나이지리아를 제치고 아프리카 제1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내에서 문화와 역사적인 면에서 강국이기도 하다. 인류의 조상으로 불리는 '루시(Lucy)' 화석이 발견된 곳이기도 하며, 고대 기독교와 이슬람의 다수 유적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9점이나 보유하고 있으며, 2015년 유럽관광무역의회로부터 세계 최고 관광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가 식민지배 역사를 경험했지만 에티오피아는 일부 지역이 이탈리아에 강제점령됐을 뿐 독립을 유지해 왔다.

이처럼 아프리카 정치·경제·사회·문화 중심지인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내에서 우리의 우방국 중 하나다. 6·25 전쟁을 매개로 맺어진 인연은 그동안 활발한 고위인사 교류와 경제 교류협력, 우리의 개발경험 공유를 통해 실질적 협력을 강화해왔다. 최근에는 우리 문화를 통해 양국 국민의 소통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수도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아리랑TV와 KBS-World가 방영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K팝, K드라마 등 다양한 한국 문화가 전파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K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생적 팬클럽도 등장했다. 더불어 한국어에 대한 관심도 증대되고 있다. 에티오피아 최고 대학인 아디스아바바대학에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으로 한국어 강좌가 운영되고 있으며, 여러 주요 대학에서도 한국어 강좌 개설 수요가 늘고 있다. 한국 문화에 대한 이런 관심을 감안해 주에티오피아 한국대사관은 지난해부터 한국문화 주간 행사를 개최해오고 있다.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에티오피아 국빈방문으로 그동안의 양국관계가 한 단계 격상될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 제2의 인구대국으로서 거대 잠재시장을 보유한 에티오피아에 우리 기업의 진출을 확대하는 계기가 먼저 마련될 것이다. 또한 우리의 개발경험을 적극 공유함으로써 우리의 기여외교를 시현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번에 새롭게 출범하는 '코리아 에이드(Korea Aid)'는 찾아가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한국형 모델로서 개발협력과 문화를 접목하고, 에티오피아 국민과 현장에서 소통을 강화하는 소중한 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리적으로는 멀지만 마음만은 가까운 국가, 에티오피아. 이번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대한민국과 에티오피아 간의 새로운 동반자 관계가 구축되길 기대한다.


김문환 주에티오피아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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