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중앙아시아와의 통상협력 방향

윤정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5.30 17:08

수정 2016.05.30 17:31

[특별기고] 중앙아시아와의 통상협력 방향

자원의존경제, 낙후된 인프라와 취약한 산업구조 등은 중앙아시아를 대변하는 단어들이다. 부정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아직 개발이 덜된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2013년 10월 박근혜 대통령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선언하고 2014년 6월 중앙아시아 3개국(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을 전격 방문해 이들 국가와 협력을 강화해 나아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5월 21일 우즈베키스탄 우스튜르트에서 우리의 손으로 중앙아시아 최대 석유화학 플랜트인 수르길 프로젝트가 완공됐다. 매장량 7081만t의 수르길 가스전으로부터 한국 기업이 건설한 석유화학공장을 거쳐 연간 폴리머 46만t, 천연가스 255만t이 주변국으로 수출된다. 무엇보다 의미가 큰 것은 약 20억달러 규모의 가스화학 플랜트 공사를 국내 기업들이 수주함과 동시에 총 412개 중소협력업체가 동반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수르길 프로젝트는 중앙아시아에서 한국의 입지를 확고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민간과 정부가 하나 되는 'Team Korea'의 성공사례로도 손색이 없다.

중앙아시아에서 수르길 프로젝트와 같은 성공사례를 보다 더 많이 창출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협력방향이 고려돼야 한다.

무엇보다도 이들 국가와의 확고한 신뢰 구축이다. 점진적 개방에도 불구하고 높은 경제성장을 달성하고 있는 우즈벡 패러독스에서 알 수 있듯이 중앙아시아는 글로벌 기준이나 시장경제의 틀 안에서만 접근해서는 안되는 지역이다. 이러한 특수성을 이해하고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둘째로, 단순한 프로젝트를 넘어 기술과 노하우 등 프로젝트 시스템 수주가 필요하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국내 산업발전을 위한 기술 전수 없이 이익만 챙기고 떠나는 외국 기업에 대한 경계심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수르길 석유화학단지는 자원개발과 금융지원, 제품생산과 수출 등 토털 솔루션을 제공해 우즈베키스탄 산업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프로젝트 수주를 국산 기자재 수출과 연결시켜야 한다. 이 지역에서는 중국 제품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인해 중국산 기자재의 가격경쟁력이 오히려 수주에 방해가 된다. 이들 국가의 고위급 인사들을 만나 보면 한국 제품의 우수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한국산 기자재를 사용한다면 프로젝트 수주에 유리하다고 귀띔을 해주곤 한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의 하락으로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직 시장시스템도 가동되지 않고 리스크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포기해야 할 시장이 아니라 멀리 보고 함께 가야 할 미래의 먹거리 시장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진정한 친구를 알 수 있듯이 먼 미래를 보고 이들 국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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