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덩치 유지에 집착하는 軍

최근 이슈가 된 '병역특례 폐지'를 들여다보면 군당국이 '싸울 수 있는 작고 강한 군대보다 덩치가 큰 싸울 수 없는 허약군대'를 고집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지난 17일 국방부는 "현역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병역특례제도를 우선 폐지하기로 계획을 수립했다"며 "현역자원을 병역특례요원으로 배정하는 제도는 2023년부터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역 입영 판정을 받고 산업기능요원과 전문연구요원으로 근무하는 인원은 연간 각각 6000명, 2500명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을 현역으로 돌린다고 해서 다가올 인구절벽에서 병력자원이 확충되는 것은 아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2016년 현재 35만명의 20세 남성 인구가 2022년에는 25만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방계획 2020에 따라 전체병력을 25만명으로 줄여도 매년 2만~3만명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인구는 계속 줄어든다. 과거 징집률 70%에 머물던 시절 신체검사 3급은 현역 대상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징집률 87%에 3급도 현역으로 입대한다"며 "군이 병역특례 폐지와 같은 미봉책이 아닌 병력감축을 통한 싸울 수 있는 군대로 나아가기 위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 말처럼 우리 군의 정책은 싸우기 위한 군대를 만들기보다는 병력 유지에만 급급한 것 같다.

2년 전부터 입대정체 현상이 일어나자 국방부는 '국방개혁 2020'에 따른 병력감축을 거스르고 오히려 올해와 내년도 입대정원을 늘렸다.

군 입대자원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우수 간부 확충도 중요하다. 하지만 병 복무기간이 짧아져 기술력과 고학력을 갖춘 인재들이 간부 입대를 기피하고 있어 이 또한 어려운 실정이다.

병과 간부 모두 질적 충원이 어려워진다면 싸울 수 있는 작고 효율적인 군대로 변신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 군은 지금 약병화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사고예방에 치중하다 보니 초급장교는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관심병사들은 그린캠프로 불리는 상담·치료 시설에 수용되는 기이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거시안적 시각이 아닌 눈앞의 현상만 보고 덩치만 유지하려는 우리 군이 전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