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물가상승률 안정적.. 6월 지나면 디플레 공포 벗어날 것"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5.30 17:47

수정 2016.05.30 22:15

3개월간 소비자물가 1.0%대 수준 회복
국제유가·환율 감안하면 물가도 완만한 상승 전망

최근 3개월간 국내 소비자물가가 1.0%대 수준을 회복하면서 0%대 초반의 디플레이션(물가하락) 경계선에선 벗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물가당국은 저물가현상(낮은 물가상승률)이 5~6월에 바닥을 치고 나면 올 하반기부터는 물가지표가 완만하게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란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담뱃값 인상분(0.58%)을 제외하면 0.12%에 불과했던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디플레이션 공포에선 벗어났다는 것이다.

30일 한국은행 관계자는 "최근 물가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5~6월에 물가상승률이 바닥을 치면 디플레이션으로 가는 악순환의 고리에선 빠져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도 "5~6월에는 물가상승이 제약될 것으로 보이나 전반적으로 지난해와 같은 저인플레이션에선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1월 0.8%를 기록한 이래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 연속 턱걸이 수준이나마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통계청이 6월 초에 발표하는 5월 물가상승률은 1.0%를 다소 하회할 가능성은 있다. 지난해 5월 국제유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한 탓이다.

소비자에겐 물가상승이 결코 달갑지 않은 부분이나 중장기적으로 적정 수준의 물가상승률은 경제성장에 윤활유로 작용한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등 각국이 2%를 목표치로 놓고 인플레이션 타기팅 정책을 펼치는 이유다.

지난해 연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7%로 담뱃값 인상분(0.58%)을 제외하면 사실상 0.12%에 불과했다. 물가가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다는 얘기다. 이는 1965년 소비자물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0%대 아래로 내려가면 물가가 전년에 비해 하락했다는 뜻이다. 0%를 하회하면 일본, 유럽이 앓고 있는 디플레이션 진입을 의미한다. 물가당국이 0% 경계선에 민감한 이유다.

물가를 움직이는 요인은 일반적으로 수요와 공급 양방향에 기인하나 지난해엔 국제유가 하락 요인이란 공급요인이 컸다. 수요든 공급이든 물가상승률이 0%에 가깝게 움직이면 경제주체들에겐 나쁜 시그널을 제공한다. '경기둔화 시그널→생산 감소→임금상승률 억제→소비위축→실제 경기둔화'란 악순환 고리를 그리게 된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것도 국제유가 요인에 일부 농산물 가격상승이 작용했다.

투자은행(IB)들은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대를 회복한다는 데 베팅하고 있다. 최근 IB들은 한국 경제관련 보고서에서 국제유가 하방압력이 약해진 데다 원.달러 환율 상승효과를 감안할 때 국내 소비자물가에 대한 상승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이 한국은행 전망치(1.2%)에 부합할 것이라고 내다봤고, 골드만삭스는 되레 소폭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유가 상승분이 환율상승 효과로 배가돼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종국엔 소비자물가 상승이란 결과를 낳을 것이란 얘기다. JP모간은 원화가치가 현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유가상승 효과로 올 3.4분기 말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5%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가계의 소비심리가 미처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업구조조정 이슈까지 겹쳐 하반기 들어 가계소비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가계가 현 경제상황을 불경기라고 보고 지갑을 닫는 상황에서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물가상승이 되레 반갑지 않은 손님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월평균 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했으나 물가수준을 감안한 실질 소비증가율은 0.4% 감소해 소비증가율이 소득증가율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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