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저성장·저금리로 연금 위기" OECD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06 07:01

수정 2016.06.06 07:01

▲실선은 은퇴 시기 /사진=OECD, 텔레그래프
▲실선은 은퇴 시기 /사진=OECD, 텔레그래프


저성장과 저금리로 전세계 연금체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경고했다. 올해 은퇴하는 이들의 연금 수령액은 2000년 은퇴자들의 절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4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OECD는 오는 9일 발표하는 연간 '기업·금융 전망' 보고서에 이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연금 위기에 관한 분석을 담을 예정이다.

OECD는 지금의 낮은 경제 성장세와 낮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또 이에따른 저금리 상황에서는 상당수 연기금이 심각한 수익성 위기에 맞닥뜨리게 된다면서 초저금리, 또는 일부의 마이너스 금리가 전세계 연금 생활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OECD는 일례로 똑같이 급여의 10%를 연금으로 저축하고, 40년을 부은 경우 지금 은퇴하는 이들이 15년 전에 은퇴한 이들에 비해 연금을 절반 밖에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연금 투자 대상이 안정적인 채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OECD에 따르면 연금 투자 자산의 약 40%가 고정적인 수익을 가져다 주는 채권 등 자산에 할당돼 있다. 여기에는 금리가 매우 낮은 국채도 포함된다.

OECD 수석 이코노미스트 캐서린 만은 "5년 넘게 초저금리 상태가 지속됐고, 이는 저축계좌나 연금에 돈을 집어 넣은 이들의 평생 연금 가치가 2000년 은퇴한 이들의 연금 가치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칠 것임을 뜻한다"고 말했다.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연금 리서치 책임자 톰 맥페일은 영국의 사례를 들어 OECD의 분석을 뒷받침했다. 그는 "1960년대 연금을 붓기 시작한 이들은 베이비붐 세대가 노동시장에 진입하던 (경제 고도성장) 시기에 투자를 한 셈"이라면서 당시 연금 수익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 16년간은 성장세가 둔화됐고, 특히 금융위기까지 겹쳤다"면서 "이는 자산 가격에 심각한 부정적 충격을 줬기"때문에 앞으로 은퇴하는 이들의 연금 소득이 크게 줄게 된다고 말했다.

OECD는 지난주 세계 경제전망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연금 위기와 관련해서도 경제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각국 정부의 공공투자 확대와 구조조정 본격화를 다시 주문했다.

만은 각국 정부가 행동에 나서는데 실패한다면 이는 청년층과 노년층 모두에 대한 정부의 "약속을 저버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젊은이들은 저성장과 낮은 고용 전망, 노년층은 저성장에 따른 공공의료와 연금지급 축소라는 고통을 겪게 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만은 "정책담당자들은 (현실을) 부인해서도 안되고, (근거없는) 안도감에 취해서도 안되며, 무기력해져서도 안된다"면서 "그들은 행동에 나서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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