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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세계 금융시장, 중국 변수를 주목하라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22 16:54

수정 2016.06.22 16:54

[fn논단] 세계 금융시장, 중국 변수를 주목하라

최근 1년여 동안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높아진 이유로 전문가들은 중국이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통합된 점을 꼽는다. 특히 이 통합에서의 하이라이트는 지난해 11월 중국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의 특별인출권(SDR) 구성통화의 하나로 채택된 것. 시장에선 이를 글로벌 금융시장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사건이라고 얘기한다. 왜냐하면 중국의 SDR 편입과 외환시장 확대를 계기로 글로벌 자금 흐름과 주식, 심지어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의 의사결정에도 큰 영향을 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표적 사례가 지난해 8월과 올해 1월의 중국 증시 폭락. 중국의 증시 폭락이 이머징시장은 물론 미국 등 선진국 증시도 급락시켰던 데서 잘 드러났다. 이제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의 실물경제뿐 아니라 증시와 외환이란 금융변수도 잘 이해해야 위험을 회피하고 또 기회를 얻을 수 있음을 알게 된 셈이다.

물론 중국이 세계경제에 통합되기 시작한 것은 거의 40년 전인 1978년 개혁개방, 본격적인 것은 2001년 12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부터다.
다른 나라에서 유례가 없는 초고속, 초장기 성장을 거듭하면서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수출국, 세계의 공장, 세계 최대의 제조대국이 됐다. 그러나 중국의 세계경제 통합이 비교적 순조로웠던 것과는 달리 최근 이뤄지고 있는 글로벌 금융으로의 통합은 원활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또 시장투자자들의 인식도 중국시장의 변동성이 너무 커서 그다지 긍정적이진 않은 것 같다.

글로벌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중국의 변수는 적지 않다. 첫째, 무엇보다 실물경기 둔화가 빠르다. 성장률 8%를 포기하더니 1년 만에 7% 밑으로 떨어졌고, 1~2년 후면 6%선 지키기도 어렵다는 시장인식이 많다. 생산설비 과잉으로 투자효율이 떨어져 투자를 늘리기 어렵기 때문인데, 문제는 성장률 하락 속도가 너무 빨라도 기업매출 감소, 기업도산으로 경착륙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기업부채의 급증이다. 지난해 6월 말만 해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비율이 163%였는데, 반년 후인 지난해 말엔 171%로 높아졌다. 일본의 버블 정점(1989년) 때의 그 비율이 132%였음을 감안하면 중국 기업부채 수준이 상당히 심각함을 알 수 있다. 현재 중국은행들의 부실채권비율(부실채권/대출 잔액)은 약 1.75%로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1년 만에 두 배로 늘어날 정도로 부실 증가 속도가 빠른데다, 최근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철강, 석탄, 조선해운 등의 잠재부실채권비율(요주의채권 포함)이 50%에 가깝다는 분석도 있다. 셋째,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지본유출과 그에 따른 외환보유액의 급감은 시장투자자를 더욱 놀라게 했다. 세계 최대 외환보유액(4조달러)의 중국에서 이런 일이 터지리라곤 거의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과 7~8개월 만에 8000억달러가 빠져나갔고, 분석에 의하면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외화부채도 1조달러나 남아 있다. 향후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수출 급감 등에 의해 언제든 뇌관이 터질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다.


물론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더욱 미국을 위협하는 존재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실물경제뿐 아니라 중국 금융도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막대한 영향을 주기 시작했기 때문에 당분간 중국변수에 따른 글로벌 시장변동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뿐 아니라 인민은행도 매일 워치해야 할 판이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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