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20대 국회 첫 업무보고] 유일호 경제부총리 "고용창출用 추경.. 누리과정 예산은 반영 않겠다"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29 17:37

수정 2016.06.29 20:23

기재위 업무보고.. 추경편성 시기·용도 놓고 여야 공방일자리 추경 강조한 柳.. 누리과정 예산과 분리야권 반발에 충돌 불가피, 편성요건 놓고도 설전사라진 홍기택 '도마위'"AIIB 부총재 후임 뽑을땐 한국이 맡도록 노력할 것"정부, 사실상 사임 인정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최상목 기재부 1차관(오른쪽), 송언석 2차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회의에선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결정을 놓고 여야 간 설전이 벌어졌다. 유 부총리는 선제적 경기대응을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박범준 기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최상목 기재부 1차관(오른쪽), 송언석 2차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회의에선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결정을 놓고 여야 간 설전이 벌어졌다. 유 부총리는 선제적 경기대응을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박범준 기자

제20대 국회 첫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정부가 6월 말 급박하게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결정한 배경을 두고 여야의 질의가 이어졌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일자리 추경'을 강조한 가운데 누리과정 예산은 반영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야권의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추경을 최종 심사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더민주 소속의 김현미 의원은 누리과정예산의 추경 반영을 강력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심사 과정에서 진통이 이미 시작됐다는 평가다.

아울러 '산업은행 들러리론'을 주장해 파문을 일으킨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의 거취를 두고도 여야 의원들의 비난과 질의가 이어졌다. 지난 주말 AIIB 연차총회에도 불참한 홍 부총재는 현재 중국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부총재직 사퇴가 임박한 분위기다.

■추경 시점.용처.규모 놓고 여야 공방 치열

유 부총리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경 편성 규모와 용도를 묻는 질문에 "일자리와 양극화 해소 등을 포함해 추경 수요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면서도 "다만 누리과정 예산은 중앙정부 예산에 반영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누리과정은 이미 교육청 업무로 돼 있다는 것이 정부 생각"이라며 "교육청 일부는 (이미 예산이) 편성돼 있어 중앙정부 예산에 반영하면 지역 간 형평성 문제도 생긴다고 보고 있다. 추경과 누리과정은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더민주는 누리과정 예산을 추경에 포함시켜 '보육대란' 재현을 막겠다는 입장이어서 추경 심사단계에서 정부 여당과 야당의 정면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추경안 처리 시점과 타당성 문제 등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여권은 추경이 경기부양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며 최대한 신속한 처리를 주문했지만, 야권은 추경 편성요건을 충족했는지 등을 문제 삼았다.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은 "추경은 빨리 국회의원들의 협조를 받아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면서 "적어도 7월 안에 추경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본예산과 3∼4개월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서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민주 김종인 의원은 "추경이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일단 정부가 추경을 발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인상이 짙다"면서 "과연 추경으로 우리 경제의 활성화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분명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도 "정부는 추경 편성의 이유로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실업'을 내세우는데, 이는 전국적인 게 아니라 경남의 실업률이 악화된 것 아니냐"며 이를 추경요건 충족으로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야권 의원들은 또 정부가 7월까지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키로 하면서 현재 부처별로 추경안을 만들고 있는 것과 관련, 시간이 촉박해 효율적인 추경안 편성이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사라진 홍기택'에 여야 집중포화

아울러 산업은행장 시절 서별관회의에서 대우조선해양 지원방안을 결정했다고 폭로한 뒤 돌연 잠적한 홍기택 AIIB 부총재에 대한 질의와 질타도 이어졌다. 유 부총리는 "AIIB 부총재 후임을 한국인이 다시 맡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나타내 사실상 홍 부총재의 사임을 인정했다.

홍 부총재는 최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업 구조조정을 서별관회의에서 숫자까지 결정했다고 폭로한 직후 AIIB에 휴직을 신청했다. 지난 주말 열린 AIIB 총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유 부총리는 홍 부총재의 폭로가 사실이냐는 의원들의 질문을 받고 "서별관회의에서 누가 뭘 지시하고 이런 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로 (언론에) 나오니 부담을 느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홍 부총재의 거취는) AIIB가 전적으로 정하게 돼 있다"면서 "새로 후임자를 뽑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 경우 우리나라에서 다시 맡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정인홍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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