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20~30대 하지정맥류 환자 증가원인은 흡연·비만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7.08 11:14

수정 2016.07.11 07:54

20~30대 하지정맥류 환자 증가원인은 흡연·비만
중장년층에서 호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하지정맥류'로 고통받는 20~30대 젊은이가 늘고 있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부위의 혈액순환이 원활치 못해 피가 고여 혈관이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오는 질환이다. 유전적인 요인, 서구화된 식습관, 직업, 생활환경 등으로 나타난다.

정맥은 중력을 거슬러 심장으로 혈액을 운반하는 기능을 한다. 이때 정맥의 판막은 피가 거꾸로 흐르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판막에 이상이 생기면 피가 심장 쪽으로 흐르지 못하고 하지정맥에 고여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판막이 유전적으로 얇거나 장시간 서있는 직업군을 가진 사람들은 하체에 혈액이 쏠려 정체되거나 역류해 하지정맥류에 쉽게 노출된다.

정맥류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연세에스병원은 2009~2013년 5년간 신규 내원한 환자를 조사한 결과 20~30대 환자는 2009년 15.5%에서 2013년 24.7%로 비중이 높아졌다고 8일 밝혔다.

심영기 연세에스병원장은 "요즘 젊은이들의 몸에 꽉 끼는 스키니진이나 레깅스 같은 패션을 즐기고, 무리한 다이어트에 나서는 경우가 많으며, 직장생활 등으로 불규칙한 식습관에 노출돼 있다"며 "이런 생활습관들은 정맥류를 유발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심 원장은 흡연도 혈관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만큼 금연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담배를 피우면 혈액의 점도가 높아져 정맥 혈관벽과 정맥판막이 손상될 수 있다"며 "피부 표피층으로의 혈액공급을 방해해 피부와 혈관이 노화된다"고 말했다. 금연과 규칙적인 운동이 하지정맥류 예방의 기본이다.

갑작스런 체중 증가나 비만도 하지정맥류를 유발하는 요인이다. 체중이 불어나면 혈액량이 늘어나며 정맥도 새로 생기기 시작한다. 이때 과도한 지방이 정맥 벽에 쌓이면서 혈액순환 장애가 생겨 하지정맥류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체중이 증가하면 호르몬 양이 변화하는데 이런 경우 정맥벽이 약해져 하지정맥류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심영기 원장은 "요즘엔 식사를 불규칙하게 하거나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고집하는 젊은층이 대다수일 것"이라며 "이런 경우 변비가 유발되기 쉽고, 변비는 복압을 높여 혈액순환을 방해해 정맥류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치료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하지정맥류는 초기에는 별다른 통증이 없어 방치하기 쉽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점차 악화되는 진행성 질환이어서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점점 튀어나오는 혈관 두께가 굵어지고, 종아리에서 사타구니로 번지기도 한다. 상태가 악화되면 극심한 통증과 함께 정맥류 주변조직이 괴사하는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하지정맥류는 환자 개인의 증상과 정도에 따라 치료방법을 달리하게 된다. 튀어나온 혈관의 직경이 1~2㎜ 이하인 초기에는 간단한 혈관경화제 주사로 혈관을 굳혀 몸 속으로 흡수시키는 '혈관경화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대부분 판막에 문제가 없어 미용 목적으로 치료하는 경우다.

혈관 직경이 3~4㎜ 이상으로 튀어나왔다면 '레이저요법'이 효과적이다.
레이저 광선으로 혈관내피에 손상을 입혀 정맥류의 원인이 되는 혈액 역류를 치료하는 방식으로 구미선진국에서 유행하는 치료법이다.

심 원장은 "다리에는 약 60여개 이상의 관통정맥 판막이 있다"며 "정확한 혈류초음파, 도플러 진단을 기본으로 문제가 있는 정맥을 찾아내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치료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맥류 치료는 한가지만으론 완벽하게 치료하기 어려워 전문의의 자문을 받아 혈관경화요법, 레이저요법, 냉동수술요법, 정맥절제술 등 다양한 치료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선택하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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