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석학에 듣는다]

브렉시트, 세계화 개혁 밑거름 되길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지구연구소 소장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는 3중 저항이다. 강도 순으로 이민 급증, '시티 오브 런던' 은행가들, 유럽연합(EU) 기구들에 대한 저항이다. EU 탈퇴는 영국 경제에 생채기를 내고 브렉시트가 몰고올 미래 유럽통합 약화는 말할 것도 없고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을 자극할 것이다.

브렉시트는 따라서 새로운 종류의 세계화, 즉 영국인들이 투표로 거부한 현상에 만족하는 세계화가 아닌 이를 훨씬 능가하는 우월한 세계화 필요성을 알리는 분수령이다.

브렉시트는 근본적으로 고소득 세계에 만연한 현상을 반영한다. 단호한 이민규제를 내세운 포퓰리스트 정당들에 대한 지지율 상승이 그것이다. 일반적인 노동계급 유권자들인 유럽과 미국 인구의 약 절반은 이민이 통제를 벗어났으며 공공질서와 문화적 기준들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믿는다.

브렉시트 주요인은 암묵적인 계급전쟁이었다. 노동자 계급 '탈퇴파' 유권자들은 대부분 또는 모든 소득 감소가 어떤 경우이건 부유층, 그리고 특히 그들이 극도로 싫어하는 '시티 오브 런던'의 은행가들로부터 비롯됐다고 생각했다.

영국에서는 이민 거부와 계급전쟁이라는 이 두 가지 강력한 정치적 조류가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EU 기구들의 기능장애 정서와 결합했다. EU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저 지난 6년간 근시안적인 유럽 정치인들의 잘못된 대응으로 그리스 위기를 스스로 확대한 것만 봐도 단박에 알 수 있다. 계속되는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불안이 수백만 영국 유권자들의 불신을 부르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유럽에서는 영국의 사례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본보기로 삼기 위해 응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이는 (그리스 사태의 판박이로) 가장 어리석은 유럽식 정치가 될 뿐이다. 나머지 EU 회원국들은 대신 명백한 자신들의 실패를 되새기고 고쳐야 한다. 영국을 응징하는 것은-예컨대 유럽 단일 시장 접근을 막는 것과 같은- 그저 EU의 와해를 지속시킬 뿐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당장 시리아전쟁을 끝내 난민 급증을 막아야 한다. 이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전복을 위한 미 중앙정보국(CIA)과 사우디 간 협력을 중단함으로써 달성 가능하다. 이를 통해 아사드가 이슬람국가(IS)를 물리치고 시리아를 안정시키도록 할 수 있다. 또 미국이 유럽 난민위기의 근본배경인 정권교체 중독을 끊으면 최근의 난민들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

둘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우크라이나, 조지아로의 확장을 중단하는 것이다. 러시아와 긴장 완화, 관계 정상화가 가능해지며 우크라이나를 안정시킬 수 있고, 유럽 경제와 유럽 프로젝트에 대한 집중이 되살아난다.

셋째, 영국을 응징하는 대신 불법이민을 막기 위해 국경을 단속해야 한다. 이는 외국인 혐오, 인종주의 또는 광신주의가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관대한 사회복지를 제공하는 (서유럽)국가들이 수백만(사실 수억명이다)의 잠재적 이민에 '노'라고 말해야 한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넷째, 불만에 찬 노동계급과 금융위기.일자리 아웃소싱으로 생계수단이 약화된 이들을 지원하고 기회를 줘야 한다. 이는 막대한 사회적 지출을 추구하는 사회민주적 정신을 계승함을 뜻한다. 즉 부유층으로부터 세금을 거두고, 조세회피처 봉쇄를 통해 재원을 마련해 보건, 교육, 훈련, 도제훈련, 가계 복지지원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는 또한 궁극적으로 그리스 채무경감을 뜻한다. 이를 통해 오랜 유로존 위기도 종식시킬 수 있다.

다섯째, 자원들을 전쟁이 아닌 저소득 국가들에 대한 추가 지원, 경제개발 등에 집중하는 것이다. 기후변화, 극심한 빈곤, 기술과 교육 결핍이 아프리카, 중미, 카리브해 연안, 중동, 중앙아시아의 개발잠재력을 저해하면 이민정책과 관계없이 가난과 전쟁을 피해 탈출하는 이민자가 급증하게 될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은 특히 미국과 유럽의 전략이 전쟁에서 지속가능 개발로 이동해야 함을 의미한다. 담장과 철책은 폭력, 극심한 가난, 굶주림, 질병, 가뭄, 홍수, 각종 질병들로부터 도망치는 수백만 이민자들을 결코 막아낼 수 없다. 오직 글로벌 협력만이 답이다.

정리=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