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기발한 사명 이야기(18)] 한솔, '큰 소나무' '재계 이끄는 리더' 표명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7.14 18:23

수정 2016.07.14 18:30

'대기업 중 유일한 '순 우리말' 사용
[기발한 사명 이야기(18)] 한솔, '큰 소나무' '재계 이끄는 리더' 표명

한솔그룹은 국내 대기업 집단 중에서 순 우리말을 사명으로 쓰는 유일한 기업이다. '한솔'은 전주제지 시절인 1991년 삼성에서 분리되면서 현재의 사명을 쓰기 시작했다.

전주제지는 한솔그룹의 모태로 지난 1965년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새한제지를 인수해 출범시킨 기업이다. 이병철 창업주는 우리나라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울 인재들을 길러내기 위해서는 교육.문화.언론.출판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같은 지론은 전주제지 창립으로 이어졌다.

지난 1991년 국내 대기업의 경쟁력 집중 완화 분위기가 조성되자 이병철 회장의 장녀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은 전주제지를 삼성그룹에서 분리, 독립 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당시 '제2 창업'을 선언한 한솔은 새로운 미래 비전을 담을 수 있는 이름을 찾기 위해 사명 공모에 나섰다. 최종 후보에는 한자 이름이 두개, 영문이 하나, 한 직원이 제출한 순 한글 이름인 '한솔'까지 총 4개가 올랐다.

당시 국내 기업들의 사명은 세계화 흐름에 맞춰 영문 이름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전주제지의 새로운 사명도 영문을 쓰게 될 것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인희 고문은 젊은 직원들이 선호한 '한솔'을 선택했다. 앞으로 열정을 갖고 회사를 이끌어 갈 청년들의 의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 이 고문의 결정이었다.

한솔의 '한'은 '크다', '유일하다'라는 의미며 '솔'은 강인한 생명력의 '소나무'와 '우두머리'를 의미한다. '한솔'은 재계 내에서 꿋꿋이 자리를 지키는 '큰 소나무'가 되겠다는 뜻과 '우두머리로서 재계를 이끌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한솔그룹 관계자는 "'한솔'이라는 말에는 노송의 오래된 전통과 푸른 소나무의 젊은 기상이 한데 어우러져 있어 당시 전주제지가 가졌던 업계 내에서의 오랜 기반과 갓 태어난 신생 그룹으로서의 참신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당시 한솔그룹이 신생그룹으로서 남들과 다른 시각에서 새로운 것을 추구하겠다는 도전 의지와도 부합되는 결정이었다는 평가다.

이 고문은 강력한 리더십으로 한솔을 키워 나갔다.
한솔제지는 인쇄용지, 산업용지, 특수지 분야로 진출하며 종합제지회사로 성장했다. 또한 사업 다각화 및 투자를 통해 건축자재기업인 한솔홈데코, 첨단 화학소재 업체인 한솔케미칼, 플랜트 전문 기업 한솔EME, 발전보일러 전문기업 한솔신텍, 물류전문 한솔로지스틱스, 종합레저업체 한솔개발 등 국내 계열사수 20개로 확대했다.
이를 통해 한솔그룹은 지난 1995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현재 약 5조원 규모의 '거목'으로 우뚝 섰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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