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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거래시간 늘린 증시, 거래량도 늘까

강재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7.25 16:52

수정 2016.07.25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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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거래시간 늘린 증시, 거래량도 늘까

다음 달 1일부터 국내 주식시장의 매매시간이 30분 연장된다. 증시 매매시간 변경은 2000년 점심시간 휴장 폐지 이후 16년 만이다.

한국거래소는 연장과 관련, 국내 증시의 거래시간이 해외보다 짧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아시아 및 해외 주요국의 거래시간은 6시간30분에서 8시간30분이다. 기존 국내 주식시장 정규 매매시간인 6시간보다 적게는 30분에서 많게는 2시30분 정도 해외 주식시장 거래시간이 긴 셈이다. 거래소는 시간 연장으로 거래 부진에 빠진 우리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생각이다.
김원대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투자편의를 제고하고 침체에 빠진 우리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매매거래 시간 연장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업계는 시간 연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업계 역시도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는 막연한 개연성이다. 기존 거래가 6시간이었던 만큼 30분 늘었기 때문에 늘지 않겠느냐는 다소 막연한 예상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거래소 유동성이 3~8% 늘어날 것이라는 수치가 어떤 근거로 나온 것인지 잘 모르겠다"면서도 "시간이 늘었으니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같은 비용을 투입해 거래대금이 증가하고 그에 따른 수수료 수입이 늘어날 수 있으니 시간 연장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시간 연장을 단순하게 수수료 수입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이는 손님 없는 가게에 문 여는 시간을 늘린다고 해서 매출이 증가하지 않는 것과 같다. 손님을 많이 끌어오려면 식당의 신메뉴도 추가하고 실력 있는 주방장으로 바꿔도 보고, 직원들의 서비스 등도 향상시켜야 한다. 아무런 변화 없이 시간만 연장해 놓을 경우 전기료와 직원들의 피로 증가로 인한 불만만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주식 거래시간 연장을 막연한 예상보다는 구체적인 계획으로 박스피에 빠져 있는 국내 증시에 획기적 변화의 신호탄으로 삼아야 한다. 우선 주식 거래시간이 늘면 국내 증시의 아시아 시장 동조화를 이뤄내면서 최대한 외국인투자가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그렇다면 외국인투자 유치를 위한 해외 기업설명회(IR)도 자주 열어야 한다. 국내 금융투자 업계도 시간 연장에 따라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모 증권사 연구원은 "이번 정규 거래시간 연장은 의미가 크다"며 "2시 이후 시간은 홍콩이나 싱가포르 거래시간과 같은 시간대여서 국내 증시의 아시아시장 동조화와 더 밀접한 연관이 나올 수 있는 구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사실 시간 연장을 반기는 곳은 많지 않다. 하지만 거래가 부진한 시장이 지속될 경우 서서히 시장이 쪼그라들 수밖에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말을 하지 않고 있을 뿐 증권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누구나 같은 생각이다. 30분 연장은 무언가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시간이 늘어났으니 거래가 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선 안 된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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