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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美 대선] 트럼프 집권하면 한국과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 경제 타격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7.27 15:21

수정 2016.07.27 15:21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가 위험해진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만약 트럼프가 공약대로 무역과 이민 규제를 강화한다면 특히 한국과 필리핀의 피해가 막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통신은 26일(현지시간) 일본 금융그룹 노무라의 지주회사인 노무라 홀딩스가 실시한 설문조사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통신은 트럼프 집권 시 아시아의 위기가 멕시코 및 남미의 위기보다 더욱 현실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무라 홀딩스가 전날 발표한 "트럼핑 아시아"라는 보고서를 살펴보면 시장 투자자들의 32.1%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아시아가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고 평가했다. 1위인 남미(54.5%)에 이어 두 번째다.


비록 두번째라고는 하나 안심하긴 이르다. 투자자들 가운데 트럼프가 미국·멕시코 국경에 대규모 장벽을 쌓는다는 공약을 정말 실천한다고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설문 결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이 들어선다고 믿는 의견은 전체 37%에 불과했다. 그러나 미국이 아시아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막대한 관세를 물리는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보고서 작성을 이끈 롭 수바라만 노무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의 집권은 의심할 나위 없이 아시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방해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아시아에 비용인상에 따른 물가상승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무역수지 흑자의 감소와 거시경제 정책 완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설문에 의하면 응답자의 77%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이 한국과 중국, 일본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예측한 의견도 전체 75%였다.

노무라는 지목된 3국 가운데서도 한국의 피해가 가장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트럼프는 이달 대선후보 수락 연설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한 다국적 FTA들을 놓고 재협상에 나서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트럼프 진영은 한·미FTA가 10만여 개의 미국 일자리를 앗아갔다고 주장하는 한편 한국에 100% 방위비 분담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민 규제 강화로 손해를 보는 국가도 있다. 노무라는 필리핀을 언급하며 트럼프가 이민관련 법규를 강화한다면 미국에서 일하는 필리핀 노동자들이 고국에 보내는 돈이 급감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필리핀 해외 노동자 가운데 35%는 미국에서 일하고 있으며 이들이 필리핀에 송금하는 돈은 필리핀에서 전체 해외 노동자 송금액에 31%에 달한다. 또한 트럼프가 공약대로 미 기업들의 해외 일자리를 본국으로 되돌린다면 필리핀 GDP의 9%를 차지하는 해외기업 외주 산업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노무라에 의하면 해당 산업의 고객 대부분은 미 기업들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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