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책이 군대를 바꾼다(2)] 최전방 GOP에서 울릉도까지.. 'you are what you read'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7.28 17:20

수정 2016.07.28 22:24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 5년..올해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 무엇이 달라졌나?
'you are what you read' 당신이 읽는 것이 곧 당신이다
2012년 50개 부대서 시작 올해 200여개 부대로 늘어
내륙 뿐 아니라 도서로 확대.. 스크린셀러 시집 교재 활용
명사 특강 등 '독서 코칭'.. 군장병 독서하는 습관 길러
병영문화 바꾸기 확산 추세
"책 읽는 장병이 대한민국을 바꾸고 세상을 바꿉니다." 병영독서 활성화 지원사업 홍보 포스터의 문구처럼 최근 병영문화는 바뀌고 있다. 책을 통한 변화가 그것이다. 이 사업이 시작된 지난 2012년만 해도 독서를 통해 병영문화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나 사업 5년차를 맞아 부대 운영에서의 긍정적 효과는 물론 참여 장병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며 사업에 대한 공감대가 급격히 확산됐다. 최초 50개 부대로 시작했던 사업이 2015년 150개로 대폭 늘었고, 올해 200개 부대로 확대된 것에서도 이런 기대감을 느낄 수 있다.
올해는 내륙 구석구석은 물론 연평도와 제주도를 거쳐 울릉도 군부대까지 범위를 넓혔다.

육군 73사단사령부 충일부대에서 진행된 독서코칭 프로그램에서 참여장병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날 수업은 '가족의 발견'이라는 주제로 가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감정이 공유됐다.
육군 73사단사령부 충일부대에서 진행된 독서코칭 프로그램에서 참여장병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날 수업은 '가족의 발견'이라는 주제로 가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감정이 공유됐다.

■올해 200개 부대에서 독서코칭…울릉도.연평도까지

국방부는 올해 200개 부대에 대해 각 군별 배분기준을 세우고 사업 적용부대를 육군 140개, 해군 30개, 공군 25개, 국방부 직할 5개 등 200개 부대로 확정했다.

각 군을 통해 받은 사업 신청은 약 1.2배에 달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올해 사업 적용부대는 지역별로도 고루 배치된 것이 특징이다. GOP를 비롯해 해군 제주기지전대, 해병대 9여단 등 제주도 2개 부대를 비롯해 동해바다 울릉도, 서해바다 연평도가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독서코칭 프로그램을 지난 4월 강원 횡성 웰리힐리파크에서 열린 워크숍을 시작으로 5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이번 워크숍에서 외화번역가 이미도씨는 특강을 통해 병영독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미도씨는 읽고 보고 쌓는다는 의미의 '독보적 책읽기'를 강조하며 'You are what you read'라는 말로 독서의 의미를 설명했다. '당신이 읽는 것이 곧 당신이다'라는 의미다.

장관 재임 시절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와 함께 병영독서 활성화 사업의 주춧돌을 놓은 정병국 전 문화체육부 장관도 '문화와 사색의 힘이 대한민국을 바꾼다'는 특강으로 병영독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해병대 연평부대에 마련된 병영도서관 전경. 허름한 창고 건물을 헐지 않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도움으로 지난해 3월 리모델링했다.
해병대 연평부대에 마련된 병영도서관 전경. 허름한 창고 건물을 헐지 않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도움으로 지난해 3월 리모델링했다.

■스크린셀러.시집까지…신선한 시도

특히 올해 주목되는 부분은 '마션' 등 유명 스크린셀러와 시집도 교재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스크린셀러란 영화의 스크린과 책의 베스트셀러를 합친 말로 영화의 원작이 되는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현상을 말한다.

병영 독서에서 스크린셀러에 주목하는 것은 젊은 병사들의 대중적 관심이 큰 텍스트를 통해 장병들이 더욱 쉽게 독서에 익숙해지고 습관화할 수 있어서다. 군이라는 장소의 특성상 광범위한 범위의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없는 만큼 누구나 좋아하는 영화와 소설을 통해 독해하는 능력을 높일 수 있다.

젊은이들과 다소 거리감이 있을 듯한 시집이 독서코칭 프로그램에 포함됐다는 것도 눈길을 끈다. 올해는 김사인 시인의 '어린 당나귀 곁에서', 박은정·성동혁 시인의 '아무도 모르게 어른이 되어' '6'까지 시집 3권이 독서코칭 도서에 이름을 올렸다.

독서코칭 강사인 안명옥 시인은 "시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시를 읽으면 세상에 대해 깊은 이해를 할 수 있고 돌멩이 하나, 꽃 한 송이에도 애정이 생겨난다. 올해 시를 통한 군부대 독서코칭은 병영문화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무엇보다 자신을 알게 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병영 독서의 한 단계 높은 진화를 위해 올해부터는 일반 장병뿐 아니라 군 간부까지 병영독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병영독서 활성화를 위해서는 부대 지휘관의 의식 변화와 독서 참여도가 높은 것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문체부는 군 내부에서의 인문정신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올해 1550여회 진행한다.
화제의 저자 또는 명사의 특강, 감미로운 선율과 화끈한 걸그룹 공연이 어우러지는 종합선물세트로 병영독서 콘서트를 오는 11월까지 40회 열고 지난해 처음 개최됐던 병영독서배틀도 올해 진행된다. 부대 내 자율적 독서동아리 활동 지원과 지역 공공도서관과 연계한 독서프로그램도 강화된다.
각 훈련소 신병 1만여명을 대상으로 독서 가이드북을 배포해 신병들의 독서 욕구를 자극할 계획이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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