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새로운 미래성장동력, 곤충산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7.31 16:37

수정 2016.07.31 16:37

[특별기고] 새로운 미래성장동력, 곤충산업

필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어릴 적 먹던 메뚜기는 배고프던 시절 영양만점의 간식이었다. 누에번데기, 방아깨비, 귀뚜라미, 풀무치도 우리가 먹었던 곤충이다. 이처럼 부모 세대에게는 익숙한 곤충 먹기는 젊은 세대에게는 다소 징그럽고 혐오스러운 모습으로 비칠 것이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먹는 것이 곧 약이라는 '식약동원'을 일상 속에서 자연스레 실천해 왔다. '동의보감'에 매미, 메뚜기, 굼벵이 등 100여종의 곤충이 수록되어 있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요즘 곤충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고 있다.
곤충을 더 이상 혐오스럽고, 기피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고단백.친환경 식자재로 소중한 먹거리이자 미래 성장동력원으로 활용하는 노력들이 그것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도 곤충을 '작은가축(Little Cattle)'이라고 이름 짓고, 인류의 4분의 1이 먹고 있는 곤충이 미래 식량부족을 해결할 가장 유망한 자원이라고 했다. FAO가 곤충을 미래 식량자원으로 지목한 이유는 간단하다.

유엔이 발표한 '세계인구전망'에 따르면 2050년에는 인구가 96억명을 넘어서 현재보다 2배의 식량이 필요한 반면, 농경지는 70%가 가축 사육을 위한 목초재배에 이용되어 식량부족을 해소할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한데 단백질 함량이 높고 비타민, 무기물 등이 풍부한 곤충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사실 세계적으로도 곤충을 먹은 지는 오래됐다. 구약성서 레위기에는 먹어도 좋은 것과 먹지 말아야 할 것을 서술했는데 메뚜기, 방아깨비, 귀뚜라미 등을 먹을 수 있다고 했다. 세례자 요한도 광야에서 낙타 털옷과 가죽 띠를 두르고 메뚜기와 벌꿀을 먹고 살았다. 문헌에 따르면 먹을 수 있는 곤충은 1900여종에 이른다고 한다.

곤충을 사육하는 것도 친환경적이다. 곤충은 단백질 전환효율이 소의 12배에 달해 같은 양의 단백질을 생산할 경우 소 사료 재배면적의 12분의 1이면 충분하다. 물의 사용량이나 온실가스 배출량도 매우 적다.

우리 정부에서도 곤충을 새로운 소득자원으로 활용하는 정책을 집중 추진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2010년 '곤충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매년 곤충산업육성 시행계획을 세워 추진한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식품으로 이용할 수 없었던 갈색거저리(고소애)와 쌍별귀뚜라미(쌍별이)를 일반식품원료로 등록했고, 흰점박이꽃무지(꽃벵이)와 장수풍뎅이(장수애)는 등록을 추진 중이다.

호텔주방장, 요리학교 학생, 일반주부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는 곤충요리 경연대회를 개최해 식품으로 곤충을 먹는 데 대한 혐오감을 줄이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이제는 소수이지만 곤충카페, 곤충레스토랑, 곤충순대, 곤충한과 등 청년 창업이 이뤄지고 대형 식품기업에서도 곤충을 활용한 제품을 개발하여 시장에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곤충은 먹거리 외에도 이용분야가 매우 다양하다. 화분매개, 천적 등 농업적 이용뿐만 아니라 꿀벌을 이용한 폭탄탐지 등 군사분야부터 곤충을 모방한 헬리콥터, 수직이착륙기, 곤충의 생리기능을 이용한 코프리신 등 항생물질 그리고 반려동물 사료, 자연관찰 학습, 관광에 이르기까지.

마침 7월 30일부터 8월 15일까지 경북 예천에서 세계곤충엑스포가 열린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예천군에서 준비한 엑스포에서 다양한 곤충의 종류와 모습, 곤충의 과거, 현재, 미래 그리고 곤충산업에 이르기까지 보고, 만지고, 체험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곤충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여름방학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곤충과 농업을 알아보는 소중한 체험의 기회가 됐으면 한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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