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화장품산업, 중국 넘어 세계로

중국이 오는 12월부터 화장품 품질관리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화장품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은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 화장품 업계의 '해외 텃밭'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중국에서 우리나라 등의 외국 화장품 관련 규제 움직임이 일 때마다 화장품 업체들의 주가는 춤을 춘다. 실적에 앞서서 먼저 움직이는 주식시장 특성 탓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지역 발표 후 중국이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대중국 수출에 지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로 주가가 출렁이기도 했다.

다른 수출산업 분야도 그렇지만 특히 화장품은 중국 의존도가 너무 높다보니 산업에 '양날의 칼'로 작용하고 있다.

지금처럼 수출이 잘될 때야 별문제가 없다. 하지만 정책 등의 대외적 변수로 중국시장에서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실적이 꺾이기 시작한다면 화장품 업체들이 줄줄이 문을 닫게 될지도 모른다.

이 때문에 화장품 수출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화장품 주요 수출국 가운데 중국, 홍콩에 이어 3위와 4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으로 수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 전체 수출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화장품, 이른바 K뷰티가 중국 편중에서 벗어나 유럽, 미국 등 선진시장과 중동 등 제3의 국가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아시아 명품 브랜드'를 벗어나 '세계 명품 브랜드'로 거듭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쟁국 화장품과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는 방법밖에 없다.

그럼에도 최근 화장품 브랜드들은 아직도 단기적인 성공에 도취해 한류스타 영입이나 대형매장 오픈 등 단기 실적에 급급한 외형적 성장에만 매달리는 형국이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몇몇 한류스타는 '몸값'이 20억원대까지 올라섰다고 한다.

이에 비해 국내 주요 화장품 업체들의 R&D 투자 비중은 매출액의 2%대에 그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중국 로컬 브랜드들은 꾸준히 제품 개발에 몰두하면서 내수 1, 2위는 모두 로컬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다. 특히 2위인 '잘라'는 매년 매출의 5%를 R&D에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 중국 화장품 업계에서도 '샤오미' 같은 회사가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에스티로더'나 '랑콤' 같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빅 스타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명성을 얻은 것은 아닌데 우리 화장품 회사들은 지나치게 스타 마케팅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스타 마케팅에 집중하는 사이 중국 로컬 브랜드들의 기술력은 몰라보게 향상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내수산업'으로 취급받던 화장품산업은 석유화학, 철강, 조선 등 전통 제조업을 대체할 미래 먹을거리 산업임이 분명하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의 명성이 한류에 기댄 '반쪽짜리 성공'에 그치지 않으려면 중국의 보이지 않는 무역장벽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제2의 도약을 준비할 때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생활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