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온라인 알뜰폰 가입 알뜰폰 허브, 1년 3개월만에 문 닫는다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14 13:25

수정 2016.08.14 13:25

하루 가입자 1~2명 수준, 사업자들 "운영비 부담만 가중" 폐지해야...… 인터넷 우체국과 통합될 듯
정부가 저렴한 통신비가 장점인 알뜰폰(MVNO 이동통신재판매)을 온라인에서도 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지난해 5월 구축한 포털사이트 '알뜰폰 허브'가 1년 3개월여만에 존폐위기에 놓였다.

'알뜰폰 허브' 오픈 초기에는 우체국 알뜰폰 수탁판매처럼 알뜰폰 가입자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실제로는 하루 평균 가입자가 1~2명 수준으로 사실상 의미없는 사이트로 전락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가입자 확대에 도움이 안되는데도 매달 운영비 등 사업자들의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도 '알뜰폰 허브' 운영 지속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특히 오는 12월 우체국이 오프라인 알뜰폰 판매 호조에 힘입어 인터넷 우체국을 통해서도 알뜰폰을 판매할 예정인 만큼 알뜰폰 허브와 인터넷 우체국 알뜰폰 판매 사이트를 통합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뜰폰 허브, 하루 가입자 1~2명 '유명무실'
14일 정부와 알뜰폰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알뜰폰 가입 사이트 '알뜰폰 허브'의 운영 지속 여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사실상 '알뜰폰 허브'를 통한 가입자 유입이 미미한 수준인만큼 운영을 유지하는 것보다 중단하는 것이 사업자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온라인 알뜰폰 가입 사이트 '알뜰폰 허브'
온라인 알뜰폰 가입 사이트 '알뜰폰 허브'

'알뜰폰 허브'는 기획단계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알뜰폰 가입자가 대부분 중장년층인데 온라인을 통한 가입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이같은 지적에도 불구 정부와 사업자는 젊은 층에게도 알뜰폰을 알리자는 취지에서 '알뜰폰 허브'를 추진했지만 결국 홍보 부족, 사업자 수수료 부담 등의 허들을 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알뜰폰 사업자들에 따르면 '알뜰폰 허브'를 통한 가입자 유입은 하루 평균 1~2건 수준이다. 그럼에도 사업자들은 매달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에 운영비를 분담해서 내고 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허브를 통해 가입자를 유치하면 매달 내는 운영비가 그 수에 비례해서 증가하는 구조"라며 "가입자 수가 수백명, 수천명에 달한다면 운영비 분담에 부담이 없겠지만 하루에 1~2명 수준이기 때문에 오히려 알뜰폰 허브를 통해 가입자가 늘어나는 것이 더 부담스럽게 됐으니 폐지해야 한다고 본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각 알띂폰 업체들은 자체적으로도 온라인 가입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알뜰폰 허브를 통해 가입자가 유입되면 수수료를 내야 하고 자체 사이트를 통하면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구조다. 굳이 사업자들이 알뜰폰 허브를 홍보하고 이를 통한 가입자 확대를 꾀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인터넷 우체국 알뜰폰과 통합될 가능성 높아
정부도 '알뜰폰 허브' 운영 지속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알뜰폰 허브'에 참여하는 사업자들이 이 사이트를 이용할 의지가 사실상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알뜰폰 허브 운영을 중단할지는 향후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알뜰폰 허브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단계"라며 "인터넷 우체국 알뜰폰과 통합하는 방안도 있겠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알뜰폰 허브를 활용할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업자들은 오는 12월부터 인터넷 우체국에서 알뜰폰을 판매할 예정인만큼 알뜰폰 허브의 기능을 인터넷 우체국으로 통합하는 방향이 타당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우체국에는 한정된 사업자(10개 사업자)만 입점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전체 사업자로 확대하는 것에 대한 사업자와 정부간의 합의가 필요하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우체국은 중소사업자를 도와주는 취지에서 알뜰폰을 수탁판매하고 있는데 알뜰폰 허브는 대기업 계열 사업자도 입점해 있다"며 "우체국이 대기업 계열을 도와주는 것에 대한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