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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재무학회칼럼] 한류와 교육 수출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16 17:09

수정 2016.08.16 17:09

[한미재무학회칼럼] 한류와 교육 수출

매년 서울을 방문할 때마다 변한 모습을 보게 된다. 올해 가장 눈에 띈 것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출연한 배우 송중기의 모습이었다. 이 배우의 사진과 실물 크기의 모형이 몇 집 건너 상점 앞에 있었다. 이 드라마가 국내와 중국에서 대단히 인기가 높았다고 들었다. 송중기의 광고효과가 무척이나 큰 모양이다.

제작진은 드라마를 수출해 외화를 벌고 배우들은 '문화대사' 역할을 한다.
이러한 직접적인 결과 이외에 한류 드라마는 다른 분야에도 큰 파급효과가 있다. 드라마의 높은 인기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올라가고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늘어난다. 한류 드라마가 국가의 실익을 늘리고 국가 브랜드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공헌을 하는 것이다.

한류의 중요성과 상업적 가치는 이제 국제시장에서도 인정을 받는 것 같다. 지난달 미국의 대표적 금융기관인 골드만삭스그룹과 베인캐피털은 한국 화장품 업체 카버코리아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명품으로 유명한 루이비통의 계열사가 또 다른 한국 화장품 회사인 클리오의 지분 7%를 5000만달러에 매입하기로 했다. 이러한 투자는 한국 화장품 회사가 국제시장, 특히 중국시장에서 더 크게 성공한다는 자신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 저변에는 한류가 중국에서 계속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국내 화장품 업계가 계속해서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얻는다는 가정이 깔려 있다.

한마디로 한류는 크게 성공한 수출 종목이다. 그렇다면 서비스산업 중에서 한류만큼 유망한 분야가 또 있을까. 필자는 교육 수출이 유망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먼저 미국의 교육수출을 보자. 유학생이 제일 많은 나라는 미국이다. 전 세계 450만명의 유학생 중 약 97만5000명이 미국에 있다(2016년 1월 30일자 이코노미스트지). 유학생은 학교 측에 두 가지 큰 이점을 준다. 우선 유학생들은 자국민 학생들보다 비싼 등록금을 내기 때문에 학교 재정에 도움을 준다. 또한 자국 학생들한테 별 인기가 없는 분야에도 유학생이 계속 지원함으로써 비인기 분야의 강의를 지속적으로 개설할 수 있다. 만약 유학생이 없다면 이러한 분야에 속하는 학과들은 없어질 위기에 처하게 된다.

국가의 입장에서도 이점이 있다. 첫째 유학생들이 자국으로 돌아가서 '문화대사' 역할을 한다. 또한 유학생활 중 익숙해진 상품이나 시스템을 자연스럽게 선호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과거 수십년 동안 대다수의 유학생이 미국에서 공부했다. 만약 대다수 유학생이 유럽에서 공부했다면 우리나라의 체제는 지금과는 큰 차이가 날 것이다. 둘째 유학생이 자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그대로 남는 경우 손쉽게 고급인력을 얻을 수 있다. 고급인력이 일생동안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엄청나다. 교육수출은 '수익성'이 무척 높은 매력적인 상품이다.

세계 유학생의 숫자는 현재 450만명에서 오는 2025년에 700만~800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제 한국 대학의 수준도 상당히 높아져 교육을 수출할 만한 위치에 있다. 아시아권에 있는 학생들부터 유치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성공적인 교육수출을 위해선 대학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정부의 강력한 도움이 요구된다. 캐나다의 경우 학생들이 비자를 쉽게 받게 하고 학업 중 파트타임 취업을 허용한다.
또 학업이 끝난 뒤 취업과 영주권 취득이 가능하게 제도를 바꾸었다.

정부가 제도적인 지원을 해주고 각 대학이 유학생을 유치하는 노력을 강화한다면 우리나라의 교육수출은 성공할 것이다.
지금 한류가 아시아를 휩쓸듯이 아시아의 교육 열풍이 한국으로 몰리기를 기대한다.

김영수 캐나다 리자이나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약력 △고려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원 박사(재무학) △캐나다 앨버타대 경영대 교수 △고려대 방문교수 △한미재무학회 회장 △캐나다 리자이나대 경영대 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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