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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100세 시대에 강제적 은퇴가 괜찮은걸까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18 17:05

수정 2016.08.18 17:05

은퇴절벽 문진수 / 원더박스
[책을 읽읍시다] 100세 시대에 강제적 은퇴가 괜찮은걸까

'100세 시대'는 축복일까 저주일까. 수명 연장으로 '100세 시대'가 눈앞에 펼쳐졌지만 노후에 대한 불확실함에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크다. '정년까지 회사에서 버티기도 힘든 현실에 은퇴 후 그 긴 세월을 어떻게 버틸 것인가'가 최대 화두인 셈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져 2014년 49.6%까지 올라왔다. 즉 65세 이상 노인 2명 중 한 명이 '먹고 사는'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은퇴 후 부부가 손잡고 여행이나 다니는' 북유럽식 장밋빛 환상은 말 그대로 꿈이다. 오히려 폐지 줍는 노인, 고독사, 노후 파산과 같은 공포가 피부에 와닿는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과연 이것이 노령화의 어쩔 수 없는 현상일까. 아니면 사회안전망이 부실하거나 나라 경제가 안 좋아서일까. 모두 상관관계가 있겠지만, 저자는 한창 일할 나이의 중년 앞에 놓인 은퇴 절벽이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조사한 2014년 우리나라 평균 퇴직 연령은 52.2세다. 100세 시대 기준으로 보면 한참 일할 청춘이지만 직장에서 밀려 나오면서 무려 50년간의 시차가 생긴다. 이 긴 시간을 모아놓은 자금만으로 보낼 수 있다면 말할 필요도 없는 행운아다.

국가의 연금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퇴직 후 연금 개시 시점까지 평균 10년의 공백이 있는데다, 우리나라의 공적 연금은 소득대체율이 50%도 되지 않아 급격한 삶의 질 저하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 '인생 2모작' '3모작' 식으로 창업을 해봤자 실패율이 어마어마하다. 3년 안에 자영업 창업자 60%는 문을 닫는다.

결국 생계를 위해 다시 노동시장으로 나서지만 경비원, 청소업 등 저임금 단순 노무직으로 전락한다. 은퇴한 전직 은행장을 빌딩 경비원으로 다시 만났다는 것이 최근의 도시 괴담이 아니던가.

저자는 우리사회가 당연시하는 '은퇴'와 '정년'의 당위성에 의문을 던지며 강제적 은퇴를 없애는 것이야말로 이같은 '은퇴 절벽'을 없애는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제언한다.
정년 연장이 고령층의 욕심이자 청년실업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릇된 담론이라고 반박한다.

이같은 사회구조적 변화에 앞서 개인의 은퇴 공식도 '노후 자금 마련'에서 '계속 일할 수 있는 준비'로 무게중심을 옮길 것을 권한다.
'필요한 노후 자금이 얼마인가' 보다는 '노후 자금이 부족해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이다.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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