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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거절했다 테러로 전신 화상.. 세상 앞에 당당히 섰다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23 14:28

수정 2016.08.23 14:28

사진=CCTV뉴스 공식페이스북/웨이보
사진=CCTV뉴스 공식페이스북/웨이보

꽃다운 16세 어린 나이에 같은 반 남학생에게 가솔린 테러를 당해 전신에 심각한 화상을 입은 여성이 5년만에 세상 앞에 당당하게 나섰다.

22일(현지시간) 중국 CCTV뉴스는 베이징에 사는 여대생 저우얜의 사연을 보도했다. 올해 21세인 저우얜은 16살이던 지난 2011년 동급생이 그녀의 몸에 불을 붙이는 테러로 전신 화상을 입어 중국 사회를 분노로 들끓게 한 소녀다.

그런 그녀가 5년 만에 세상 앞에 나섰다. 최근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사진 6장을 올리며 근황을 전한 것이다. 얜은 화상 자국으로 얼룩진 얼굴과 팔·다리 등을 공개하며 여전히 다가올 사랑을 믿으며 미래에 대해 기대한다는 심경을 전했다.


사진=CCTV뉴스 공식페이스북/웨이보
사진=CCTV뉴스 공식페이스북/웨이보

얜의 끔찍한 기억은 5년 전인 지난 2011년으로 돌아간다. 당시 안후성 허페이시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얜은 같은 반 친구인 타오루쿤(당시 17세)에게 데이트 신청을 받았다. 얜이 이를 거절하자 타오루쿤은 가솔린을 얜에게 부은 뒤 불을 붙였다.

순식간에 얜의 몸에는 불이 붙었고, 병원으로 즉시 옮겨졌지만 전신의 30%에 화상을 입었다. 귀 한쪽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사진=CCTV뉴스 공식페이스북/웨이보
사진=CCTV뉴스 공식페이스북/웨이보


사건이 알려지자 중국 전역은 들끓었다. 가해자 소년의 부모가 둘 다 정부 공무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분노가 가중됐다. 이듬해 5월 10일 법원은 타오루쿤에게 상해죄로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그런데 타오루쿤의 부모가 아들의 석방 탄원서에 동의 서명을 하지 않으면 보상금을 주지 않겠다고 협박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이 일로 중국 사회는 또다시 공분했다.

결국 범인의 부모는 사고로부터 5년이 지난 올해 3월에야 보상금 180만 위안(약 3억원)을 얜에게 건넸다.

이 모든 역경을 이겨낸 얜은 자신의 모습을 세상 앞에 드러내며 "어느덧 21세가 됐지만 아직도 저 자신을 쳐다보기조차 힘들다.하루 종일 울고 싶었지만 감히 소리 내 울지도 못했다.
그러나 하늘은 곧 밝아질 것이고 세상의 모든 것을 밝게 비출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 "방 구석에 숨어 한 평생을 살진 않을 것"이라며 "자발적으로 사회에 나아갈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하기도 했다.


상처를 딛고 일어선 얜의 긍정적인 태도와 용기에 많은 중국 네티즌들은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고 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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