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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서울국제파생상품컨퍼런스 기조강연] 강장구 한국파생상품학회 회장 "투자기회 확장이 파생상품 존재 이유"

김진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24 17:32

수정 2016.08.24 22:19

개인투자자 보호 명목의 지나친 규제에 성장 막혀
강장구 한국파생상품학회 회장
강장구 한국파생상품학회 회장


"파생상품시장에서 개인투자자에 대한 규제가 실질적으로 성공했나. 개인의 시장 참여를 막는다는 측면에서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부작용을 고려하면 실패한 규제다."

강장구 한국파생상품학회장(카이스트 교수·사진)은 24일 파이낸셜뉴스 주최로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14회 서울국제파생상품컨퍼런스'에서 "당국은 시장 조성을 위해 긍정적인 역할을 해야지 단순히 위험만 생각하고 시장을 억눌러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파생상품시장에 대한 규제가 투자자 효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규제에 따르는 긍정적인 측면(투자자 진입 억제)과 부정적인 측면(시장 효율성 감소)을 균형 있게 조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파생상품시장의 역할을 투자기회 확장, 위험관리(헤지), 가격발견 기능 등 세 가지로 정리했다. 투자자들이 원하는 기회를 풍부하게 제공할수록 시장이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현물과 여러 파생상품을 적절히 결합하면 위험을 상당폭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시장에 충분한 옵션을 공급해 자원배분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고, 위험에 대한 투자자들의 대응을 조정하는 역할도 한다.

중요한 것은 가격발견 기능이다. 옵션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정보가 교환되고, 가격이 결정되고, 이 정보가 현물시장으로 흘러가 시장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 교수는 "가격은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선도하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역할을 한다"면서 "파생상품시장에서 가격발견 기능이 작동한다는 사실만으로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규제를 통해 개인투자자의 진입을 막는 것이 오히려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제기했다.
코스피200 옵션시장 등 파생상품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고 개인이 돈을 잃는 것은 사실이지만 규제를 도입했다고 해서 개인들의 피해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개인들의 투자기회가 확대됐을 때 얻을 수 있는 효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강 교수는 "개인의 시장 참여를 줄인다는 측면에서는 규제 효과가 있었지만 여전히 개인은 돈을 잃고 외국인은 돈을 번다"면서 "그보다는 다른 측면에서 투자기회를 확장해 준다는 파생상품의 역할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임광복 차장(팀장) 강재웅 차장 김영권 김현희 박소현(이상 증권부) 이세경 박세인(이상 금융부) 안태호(산업부) 김규태(사회부) 기자 박범준 서동일 김범석 차장(이상 사진부)

강장구 한국파생상품학회 회장 ■약력 △서울대학교 경영학 △로체스터대학교 경영학 박사 △KAIST 경영대학 금융전문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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